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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실험]② 日 업체 협업 도서관엔 주제별 책 큐레이션…정영선의 이색 조경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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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16 06:00:27   폰트크기 변경      
[Why&How] 인재확보 속내 깔린 사옥

사내식당 ‘라이브 그릴’ 업그레이드
일부 회의실, 伊 유명 인테리어 도입
송파구 HMG퓨처콤플렉스도 추진


토일렛페이퍼와 협업한 시각 요소가 적용된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미팅룸 공간 초입부의 라운지./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의 로비 리노베이션(개보수)은 단순한 공간 개선을 넘어 인재 확보 경쟁과 맞닿아 있다. 자동차 회사가 인공지능(AI)ㆍ로보틱스 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몸값이 치솟은 소프트웨어ㆍ엔지니어링 인재를 끌어올 근무 환경 자체가 경쟁력이 됐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1년 11개월에 걸쳐 양재사옥 로비를 사람 중심 공간으로 뜯어고친 데는 인재 확보라는 속내도 깔렸다. 우수 개발자를 두고 빅테크ㆍ스타트업과 다투는 상황에서, 매일 머무는 사옥은 인재를 붙잡는 무기 중 하나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5월 ‘로비 스토리 타운홀’에서 “좋은 분들이 많이 들어와 자기 생각을 펼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단순 시공 대신 임직원의 경험을 미시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이색 파트너들과 손을 잡았다. 먼저 로비 2층 사내 라이브러리를 일본 츠타야 서점을 운영하는 CCC와 손잡고 주제별로 책을 큐레이션했다. 정 회장이 직접 협업을 제안한 곳으로, 그는 “책 파는 공간이라기보다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공간이라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는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CCC는 “몇 권이 들어가느냐”를 먼저 묻는 국내 업체와 달리 “누가 오고 무엇을 기대하느냐”부터 물었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임직원 식당./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실내 조경은 국내 1세대 조경가인 정영선 조경가와 협업해 큰 나무를 하나하나 골라 들였고, 일부 회의실엔 이탈리아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토일렛페이퍼의 인테리어를 도입했다. 익숙한 업체에 평수와 물량만 맡기는 대신, 이색 파트너를 찾아 임직원의 경험을 세심하게 설계한 셈이다.

임직원 만족도가 가장 높은 사내식당 역시 단순 급식을 넘어 한식·일식·이탈리안 등 즉석요리를 내는 ‘라이브 그릴’ 형태로 업그레이드했다. 정 회장은 아도서비스 시절 밤샘 근무하는 직원들을 극진히 먹이던 정주영 선대회장과 변중석 여사의 일화를 언급하며, “잘 먹는 즐거움이 주는 활력이 곧 창의성으로 이어진다”며 식당 품질을 지속해서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은 양재를 넘어 송파구로 확장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서울 송파구 복정역 인근에 대규모 복합 연구ㆍ업무 거점 ‘HMG퓨처콤플렉스’를 새로 짓고 있다. 지난 5월 22일 신설 법인 ‘에이치엠지퓨처콤플렉스㈜’를 세웠고, 올 상반기 착공해 2030년 말 완공이 목표다. AIㆍ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사업 연구공간으로, 현대차ㆍ기아ㆍ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ㆍ현대제철ㆍ현대로템 등 6개 계열사가 총 8조원을 나눠 출자한다.

사업 확장에 따른 공간 수요와 기존 연구시설 노후화가 배경으로 꼽히지만,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에 인재를 끌어모을 새 거점을 마련하려는 포석이기도 하다. 우수 인재일수록 근무 여건과 출퇴근 거리를 꼼꼼히 따지는 시대다. 사옥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고, 접근성 좋은 곳에 새 거점을 세우는 두 움직임 모두 ‘인재를 위한 공간’이라는 같은 목표를 향한다.


현대차그룹 양재사옥./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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