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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 없는 감리, 안전사고 못 막아…원인별 책임 명확히 구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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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12 06:00:25   폰트크기 변경      

김정호 회장의 건설안전 해법은

CM, 권한 없이 공동처벌 감수

“시공사, 숍드로잉ㆍCE 책임져야”


김정호 다산컨설턴트 회장이〈대한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 안윤수 기자 ays77@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최근 공공공사 현장에서 건설사고가 잇따르면서 감독권한대행 건설사업관리(CM)를 비롯한 감리체계 전반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고 예방과 품질 확보를 위해 도입한 제도가 정작 현장에서는 충분한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에서다.

김정호 다산컨설턴트 회장은 현행 제도의 근본적인 한계로 ‘권한과 책임의 불일치’를 꼽았다. 사고 원인을 가리지 않은 채 설계사와 시공사, 감리사에 포괄적인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는 독립적인 감리 수행은 물론, 현장의 안전관리 역량도 높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CM 제도를 도입하면서 외형은 가져왔지만, 이를 작동시키는 권한과 책임 체계는 충분히 정착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CMㆍ감리자가 공사중지는 물론 현장소장 교체와 인력ㆍ장비 추가 투입까지 요구하며 시공사를 실질적으로 통제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감리자의 권한은 제한적인데도 사고가 발생하면 설계사와 시공사, 감리사에 포괄적으로 책임을 묻는 경향이 강하다는 게 김 회장의 진단이다.

그는 “시공 방법이나 현장관리에 문제가 있다면 시공사가, 구조계산이나 설계도서에 오류가 있다면 설계사가 책임져야 한다”며 “감리는 시공 과정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역할인데, 국내에서는 사고가 발생하면 오히려 가장 먼저 책임을 묻는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통사고가 났다고 사고를 낸 사람이 아니라 교통경찰을 처벌하는 꼴”이라며 “공동책임을 앞세우면 각 주체가 안전을 책임지기보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데만 급급해진다”고 덧붙였다.

최근 사고 예방책으로 활용하는 현장 영상기록에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을 영상으로 남기면 사고 이후 책임을 가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작업 과정에서 잘못을 즉시 발견하고 바로잡는 자체 CE(Construction Engineering)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안전 확보를 위한 핵심 과제로는 ‘공사중지권의 실효성 확보’를 꼽았다. 그는 “공사중지를 명령하는 순간 공기와 비용 문제가 뒤따르는데, 그 부담을 감리자에게 돌린다면 현장에서 누가 선뜻 작업을 멈추겠느냐”며 “권한을 부여하려면 정당한 판단을 보호할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자체 품질관리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김 회장은 “수백명의 기능공이 일하는 현장을 소수의 감리자가 모두 확인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공사가 먼저 숍드로잉과 CE를 책임지고, 감리는 이를 검증하고 통제하는 구조가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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