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SK텔레콤 가산 AI 데이터센터./사진=SK텔레콤 |
[대한경제=최형균 기자] SK텔레콤이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5년까지 15GW 규모로 AIDC를 확대한다는 국내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본업인 통신에 더해 클라우드, 반도체, 에너지, 건설 등 AIDC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그룹사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확대하고 외부 투자 유치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2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울산과 충청권, 서남권(호남권) 등에서 5기가와트(GW) 규모의 AIDC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2035년까지 총 15GW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SK텔레콤이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규모가 137메가와트(MW) 수준이란 것을 감안하면 과감한 목표다. 2023년 기준 1.91기가와트(GW) 수준으로 추산되는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입장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한 통신 사업을 보완할 AIDC 육성이 절실하다. 올해 2분기 AIDC 사업 매출액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707억원) 대비 92.5% 증가하며 SK텔레콤의 여러 사업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SK텔레콤의 주력 사업인 이동통신 사업 매출이 이 기간 2조5677억원에서 2조5634억원으로 1.9% 역성장 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성이 두드러진다.
AI 모델부터 인프라,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AIDC 밸류체인 전반을 그룹 내에서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 SK텔레콤의 강점이다. SK하이닉스(반도체), SK가스와 SK이노베이션(에너지), SK에코플랜트(건설), SK브로드밴드(클라우드)와 함께 SK텔레콤(통신·AI 모델)은 AIDC 밸류체인 처음과 끝 모두를 담당하는 ‘AI 풀스택’ 전략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DC 사업자가 속한 그룹이 풀스택 역량을 갖춘 것은 전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라며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SK텔레콤의 AIDC에서는 효율적 토큰 생산이 가능하다. 엔비디아와 아마존웹서비스(AWS), 투자사 등이 높은 투자수익률(ROI)을 노리고 사업 협력을 제안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AWS와 손을 잡고 울산 데이터센터 착공에 들어갔고, 엔비디아와 앤트로픽과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SK텔레콤이 단독으로 AIDC 사업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금을 모두 조달하기는 어려운 만큼 외부 투자자와의 협력이 중요하다. SK텔레콤의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금액, 즉 당장 가용 가능한 금액은 2분기 말 기준 2조34억원이다. 2022년 말 기준 2조1195억원에서 2025년 말 기준 1조6415억원까지 줄었다가 반등했지만, 1GW당 약 18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AIDC 구축 사업에 투입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또 SK하이닉스의 미국 AI 투자법인에 4년간 7400억원 출자 계획을 밝히는 등 AIDC 외에도 돈을 쓸 곳이 많은 것도 변수다.
외부 투자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SK텔레콤이 AIDC 사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SK텔레콤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SK브로드밴드와 SK호라이즌으로 인적분할한 뒤, AIDC 운영사인 SK호라이즌에 KKR과 IMM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 컨소시엄으로부터 3조8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최근 SK텔레콤이 새로 설립한 AIDC 사업개발 전문사 SK하이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호라이즌이 기존 데이터센터 8곳과 울산, 구로 신규 거점을 기반으로 AIDC 운영에 집중하고, SK하이퍼가 신규 AIDC 구축에 집중하는 만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SK하이퍼가 개별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마다 별도 프로젝트 회사(SPC)를 설립하고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 등과 투자비를 분담할 것으로 전망한다.
SK그룹이 지난 2년 간 재무 건전성 강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진행한 리밸런싱 과정에서 거래했던 사모펀드, AIDC의 주요 고객사인 빅테크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여기에 SK텔레콤이 2030년까지 출자할 7500억원이 SK하이퍼의 사업 확대를 위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퍼는 SK텔레콤의 100% 자회사로 두고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마다 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해 자본금을 출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외부 재무적투자자와 설비투자 비용을 분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외부 자본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체 투자금을 SK텔레콤이 모두 직접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FI와 전략적투자자SI 유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외부 조달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레벨 인선도 외부 투자 유치를 위한 사전 작업에 해당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퍼는 최근 최고전략책임자(CSO)에 조정민 SK브로드밴드 DC사업장, 최고기술책임자 이동기 SK브로드밴드 DC솔루션담당,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유재호 고문을 각각 선임했다. 특히 그간 일선에서 물러난 유 고문에게 CFO직을 맡긴 것에 단순 재무관리 뿐만 아니라 외부 투자 유치 역할을 맡길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유 CFO는 SK텔레콤 포트폴리오 전략실 재직 시절 신사업 발굴과 성장 사업 투자, 인수합병(M&A)에 관여하며 투자 구조 설계, 자본 유치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형균 기자 ch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