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까지 전국 1GW 이상 공급
기존 부지·전력망·관로 그대로 활용
초기 투자 부담·인허가 리스크 완화
해저케이블 활용 해외진출 기반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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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윤영 KT 대표가 ‘2026 KT 코퍼레이트 데이‘에서 KT의 AI 데이터센터 투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KT |
[대한경제=최형균 기자] AI 데이터센터(AIDC) 투자에 나서는 KT의 강점으로 전국망과 해저케이블 등 방대한 통신 자산이 꼽힌다. 공기업인 한국전기통신공사 시절부터 구축한 전국 통신망과 통신 국사 등 기존 자산을 활용해 AIDC 구축 초기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내 최대 해저케이블을 AIDC와 결합해 AI 인프라 수요층을 내수에서 해외로 넓힐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아울러 국내 클라우드 시장 1위라는 검증된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 또한 강점이다.
◇통신 자산 활용해 1GW AIDC 구축
28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는 2031년까지 전국 20여개 거점에 1기가와트(GW) 이상의 AIDC를 공급할 계획이다. 2029년 공급을 위한 200MW 규모 부지는 이미 확보했고, 나머지 800MW는 검토 중인 20여개 부지를 단계적으로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눈에 띄는 점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아우르는 전국 단위의 AIDC 구축 계획이다. 수도권에서는 여의도와 목동에서 금융권 등의 수요에 대응하고, 경기 서부와 안산·용인 등 경기 남부 지역에는 권역별 AIDC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등 동남권과 서남권에도 AIDC 구축을 추진한다.
KT가 전국 단위로 AIDC 구축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으로 막대한 통신 자산이 있다. 공기업인 한국전기통신공사 시절부터 전국에 통신망을 구축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통신 국사도 곳곳에 설치했다. 전국 시·군은 물론 읍·면 단위 지역까지 통신 인프라를 구축해온 만큼 전국 곳곳에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후 통신 장비의 디지털화와 집적화가 진행되면서 필요한 장비가 줄었고, 이에 따라 일부 통신 국사에는 유휴 공간이 생겼다. 이 같은 기존 부지와 통신·전력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부지를 매입해 AIDC를 구축하는 것보다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토지 매입비가 AIDC 전체 투자비의 30~40%를 웃도는 상황에서 기존 자산을 활용할 경우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KT의 부동산의 장부가액이 4조6000억원이지만, 공시지가를 적용하면 가치가 14조8000억원으로 상승한다고 추산했다. 또 기존 통신 국사에 구축된 전력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신규 부지에 AIDC를 건설하는 것보다 전력 인프라 확충 부담도 줄일 수 있다.
통신망과 AIDC를 연결하는데 필요한 통신 관로 역시 KT가 보유한 자산 가운데 하나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AIDC에 통신망을 연결하려면 광케이블 등을 보호하는 통신 관로를 땅속에 설치해야 한다”며 “이 관로 설치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들고, 지자체 인허가를 받기도 까다롭다. 전국에 통신망을 구축하며 통신 관로를 이미 구축한 KT가 AIDC 구축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해저케이블 운용 능력도 강점으로 꼽힌다. KT는 국내 통신사업자 중 최대 규모인 5개의 해저케이블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전체 국제 인터넷 트래픽의 약 80%가 이 해저케이블을 통해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저케이블을 활용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빅테크 등의 수요까지 끌어오겠다는 것이 KT의 구상이다. 초거대 AI 모델의 학습과 서비스 운영 과정에서는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이 발생하는 만큼 AIDC를 연결하는 국제 통신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KT가 2031년까지 1조원을 투입해 초당 90테라비트(Tb) 이상 초고속 해저케이블을 구축하는 배경이다.
검증된 데이터센터 운영 노하우도 KT의 강점으로 꼽힌다. KT는 현재 전국 16개의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운영하고 있다. 국내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정확한 점유율은 집계되지 않고 있지만, KT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전력과 냉각기술 등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 축적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AIDC에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 KT의 전략이다.
◇AIDC 투자 첫 시험대는 'KT클라우드 재합병'
이런 여러 강점에도 KT가 넘어야 할 첫 관문으로 AIDC 사업을 주관하는 KT클라우드와의 합병이 꼽힌다. 향후 5년간 5조원에 달하는 투자가 필요한 만큼 KT클라우드 단독으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기에는 자금 조달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말 기준 KT클라우드의 부채비율(연결 기준)은 70.5%로 건실한 편이지만,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약 2180억원으로 전년(약 4770억원) 대비 반토막 난 상황이다.
KT는 2022년 KT클라우드를 분사하며 IMM크레딧앤솔루션 컨소시엄으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이어지며 IPO는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평가된다. AIDC 시장이 ‘초거대 자본 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KT가 KT클라우드를 재합병해 대규모 투자 결정을 그룹 차원에서 빠르게 실행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KT 역시 KT클라우드 재합병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KT클라우드 재합병 절차는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KT는 현재 보통주 기준 92.6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KT클라우드를 합병하려면 나머지 주주인 디지털솔루션 유한회사(6.35%), 아이엠엠디지털솔루션 일반사모투자신탁(0.59%), 메가존클라우드(0.39%)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해야 한다. 이들 3개 재무적 투자자(FI)는 보통주와 동일 수량의 전환우선주도 보유하고 있다.
KT클라우드의 기업가치는 현재 6조~7조원 수준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3년 전 투자 유치 당시 평가 받았던 4조6000억원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KT가 FI의 보유 지분을 인수할 경우 투자 당시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지분을 정리해야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자금 부담도 커질 수 있다. 특히 별도기준 KT의 올해 2분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이 1조2104억원에 그치는 만큼 FI 지분을 전액 현금으로 현금으로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KT 자사주를 FI에 지급하는 주식 교환 방식이 거론된다. 다만 이 경우 4년전 분사한 KT클라우드를 다시 편입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될 수 있어 주주들의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KT클라우드 재합병과 관련해 KT 관계자는 “AX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최형균 기자 c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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