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ㆍ철근ㆍ레미콘 등 수요 급감
공장가동 중단ㆍ매각ㆍ임대 ‘안간힘’
전기료 등 원가부담, 특단대책 절실
[대한경제=서용원 기자]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자재기업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시멘트, 레미콘, 철근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공장을 멈춰 세우고, 보유 자산을 정리하거나 서울 본사를 지방의 공장 인근으로 옮기려는 움직임마저 감지된다. 설비 가동을 중단해 급감한 수요에 대응하고, 임대료 등 줄줄 새는 비용을 차단하는 식으로 살아남기 위해 바짝 움츠리고 있는 것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5000만t에 달했던 국내 시멘트 수요량은 지난해 3800만t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때(4400만t)보다도 10% 이상 떨어진 것으로, 올해 시멘트 수요량은 더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멘트 수요가 급감하면서 시멘트 반제품 생산설비인 소성로가 하나둘씩 불을 끄고 있다. 현재 국내 전체 시멘트 소성로 중 가동을 중단한 소성로 비율은 무려 40%에 달한다. 소성로 10대 중 4대는 멈춰 서 있다는 얘기다.
소성로를 중단했다가 재가동하면 3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탓에 통상 시멘트업체들은 원료 투입량을 줄여 시멘트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데,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차라리 소성로 가동을 중단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철근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철근시장은 일반적으로 1000만t 규모로 언급되는데, 지난해 철근 수요량은 675만t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외환위기 당시(900만t)보다 20% 넘게 쪼그라들었다. 올해는 더 감소한 650~660만t 수준으로 예상된다. 사정이 이렇자 모든 철강사들이 철근공장을 멈춰 세우고 있다. 실제 현대제철, 한국특강 등은 9월 한 달 동안 3분의 1 가량을 쉬었다.
일부 레미콘업체들은 공장을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 공장 부지를 팔아 현금을 보유하고, 공장을 임대해 임대료 수입을 챙기는 게 낫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건설자재기업들은 전기요금 감면 등 원가 부담을 덜어주는 지원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임시처방이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멈춰 세운 설비를 다시 재가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가 절감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하더라도 버티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며 “단기적으로는 전기요금 감면 등의 지원으로 원가 부담을 다소 덜어주고, 궁극적으로는 SOC(사회기반시설) 투자와 주택 착공을 늘려 건설경기를 살리는 길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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