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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한형용ㆍ문수아 기자] 재계가 긴박해진 글로벌 경제 현안에 숨가쁜 10월을 보내고 있다. 고유가ㆍ고금리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내년 사업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영향이다.
여기에 ‘네옴 시티’ 수주전과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여부에 따른 사업 기회 변화도 관건이다. 부진을 거듭해온 반도체, 정유, 화학뿐 아니라 미국 상업용 전기차 시장에서 약진해온 성과를 지속할 방안 등 새로운 성장 전략이 제시될지 주목된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다음주인 25일 고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3주기,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앞서 18일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도 연다.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이건희 회장 별세 3주기를 추모하는 것은 물론 삼성 신경영을 분석하는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재계는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용 회장이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3주기를 맞아 고인의 도전과 혁신 DNA를 이어갈 청사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DDR5,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 리더십을 지키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고성능 컴퓨팅(HPC),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관련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의 ‘초격차’를 이뤄낼 신경영 전략 발표 여부도 주목된다. 아울러 이 회장은 오는 21일 중동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사우디에서 ‘네옴 시티’ 사업 참여 등 신사업 수주를 타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 16일부터 사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최고 경영진이 모여 경영전략을 구상하는 ‘CEO(최고경영자) 세미나’를 진행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조대식 SK수펙스푸구협의회 의장과 각 계열사 CEO 등 30여명이 모인 이번 세미나에서 ‘딥 체인지(근본적 혁신)’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8월 이천포럼에서 “‘딥 체인지’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구성원들이 계속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며 전에 없던 변화 과제를 도출하고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는 SK 최고경영진이 참석해 핵심 사업의 글로벌 전략 등을 구상하는 자리인 만큼 △반도체ㆍ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디지털 등 4개 사업 영역에서 역량을 집중해온 성과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은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에 대해 ‘딥 체인지’ 전략을 어떻게 반영할지 주목된다.
파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곳이어서 최 회장이 진두지휘해온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힘을 실으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은 이달 하순부터 한달간 계열사별로 사업보고회를 예고했다. 올해 회장 취임 5주년을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고객가치 실천’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정했고, 미래형 가전과 전장(자동차 전기ㆍ전자 부품), 전기차 배터리에 총력하고 있다. 여기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 인공지능ㆍ바이오ㆍ클린테크(ABC) 분야 등을 제시한 상태다.
사업보고회 결과에 따라 신경영 전략 방향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5년전 100조원 규모이던 LG그룹 계열사 시가총액을 지난 6월 말 기준 260조원로 끌어올린 구 회장의 경영 전략에 따른 또다른 도전이 예상된다.
정의선 회장 취임 3주년을 맞은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현대자동차그룹도 신기술ㆍ신제품에 초점을 맞춘 경영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ㆍ기아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3위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까지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ㆍ2위 자리까지 확보했다.
정주영 선대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의 ‘안 되면 되게 하라’는 기업가 정신이 정 회장 혁신 경영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특히 정 회장의 경영전략은 과거와 달리 그룹 계열사별 ‘독자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올 연말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전략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
롯데지주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전략도 한층 강화된다. 롯데지주는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가 미국 ‘2023 ARC 어워즈’에서 ‘대한민국 대상’을 받았다. 아울러 “일ㆍ육아를 병행하는 직원이 가장 소중한 인재”라는 신동빈 회장의 철학을 반영한 경영전략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형용ㆍ문수아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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