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월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서북부 타북주(州)에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NEOM)’ 신도시의 지하 터널 공사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 사진 : 삼성전자 제공

[대한경제=한형용ㆍ문수아 기자]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흐름과 미래 먹거리 발굴에 맞춰진 재계 총수들의 인적 쇄신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인적 쇄신의 키워드는 ‘안정화’가 꼽혔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통상 12월 초 계열사 인사를 단행해왔다. 다만 올해는 오는 27일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인데다 국내외 경제 흐름이 불확실한 만큼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의 거취다. 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CE(가전)와 IM(IT & Mobile)으로 나뉘었던 사업부를 통합해 이끌어 오면서 실적을 끌어올려온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반면 반도체 사업은 불안해 보인다. 올 상반기에만 9조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한데다 반도체 업황 회복 속도마저 이스라엘ㆍ팔레스타인 전쟁 영향으로 더뎌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월15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V 리더스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고있다. / 사진 : SK 제공

SK그룹은 ‘세대 교체’가 예상된다. 프랑스 파리에서 ‘최고경영자(CEO) 세미나’가 18일까지 진행되는 만큼 내년 경영전략과 함께 신사업에 맞춰진 인사 쇄신 방안도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부산엑스포 유치 여부다. 최태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엑스포 민간 유치위원장을 맡으면서 엑스포 유치 활동에 총력해온 만큼 엑스포 유치 여부에 따른 기여도 등이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 중동 전쟁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삼성과 SK 모두 ‘혁신’보다는 ‘안정화’에 맞춰진 분위기 전환 및 세대교체에 힘을 실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 3월16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에서 오프닝 스피치를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

LG그룹은 하반기 사업보고회가 마무리되는 다음달 말 인사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려온 만큼 올해도 ‘안정화’에 맞춘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중장기 모빌리티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인도를 방문한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현대차·기아 인도기술연구소에서 현대차·기아 및 경쟁사 전기차들을 둘러보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 8월7일부터 이틀간 인도를 방문해, 미래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한 전략을 점검했다. / 사진 :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취임 3주년을 맞아 전기차뿐 아니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봇 등 새로운 분야를 육성하기 위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 회장의 경영 방식은 과거와 달리 그룹 계열사별 ‘독자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실적 중심의 승진인사도 예상된다.

신동빈 회장이 지난 6월13일 부산항 북항을 방문해 30개국 주한 대사 등 행사 참석자에게 부산의 매력과 엑스포 유치 역량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롯데지주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내년 사업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사 시기는 예년과 같이 11월 말로 예상되며 호텔 HQ 조직을 축소한데 따라 화학, 쇼핑 HQ 조직도 개편하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동시에 지난해 상무로 승진한 신 회장의 장남 신유열 상무가 그룹 경영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할지도 주목된다.

한형용ㆍ문수아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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