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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기술형입찰 시대]<상>① 조달청, 설계심의 생중계…기술제안서 상호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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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5-16 05:00:21   폰트크기 변경      
국내 첫 심의과정 전면 공개…6월부터 모든 기술형입찰에 적용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연 80조원 규모의 시설공사 계약을 집행하는 조달청이 기술형 입찰 시장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 제안서 심사 과정을 100% 공개하고, 입찰안내서 심의 전 ‘사전 공개설명회’ 개최, 표준입찰안내서 개정을 통한 독소조항 제거 등의 3중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달 15일 진행된 ‘충청내륙고속화도로~충주역(검단대교) 도로연결사업’의 기술제안서 평가 현장. 조달청은 ‘공정성 확보를 위한 기술형 입찰 개선방안’의 시범사업 일환으로 이날 심사위원들의 적격여부 토론 내용을 최초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사업의 핵심은 충주 구간의 검단IC와 충주역을 잇는 왕복 4차선 도로 중 길이 708m의 검단대교 건설이다.

입찰에 참여한 A사는 1개의 고주탑(높이 60m) 사장교를 제안한 반면, B사는 2개의 저주탑(30m) 사장교를 제안했다. 내진설계는 A사가 4800년 주기, B사는 1000년 주기를 채택했고, 내구수명도 A사는 200년, B사는 100년이었다. 기술적으로는 A사를 채택해야 할 듯 보이지만, 이날 심사위원들은 경제성을 지적했다. 일방적인 고스펙보다 현실적인 적격 스펙이 나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날 B사가 공사비 관리 등 심사위원이 요구한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며, 결국 A사가 5점 차이로 사업을 거머쥐었다.

조달청은 해당 시범사업을 바탕으로 사업비 932억원 규모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교육연수원 건립공사’를 시작, ‘킨텍스 제3전시장 건립사업(6340억원)’ 등 앞으로 추진되는 기술형 입찰 사업의 기술제안서 심사 과정을 전면 공개할 방침이다.

단순히 외부에만이 아니라,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에도 상대방의 기술제안서를 제공해 상호 교차 검증을 허용했다. 국가철도공단 등 주요 발주기관들이 이의제기 건설사의 정보공개청구에도 기술제안서 제공을 거부해왔던 행정 관행을 깬 것이다.

또, 조달청은 입찰안내서가 나오기 전 건설사에 사업설명회를 정례화하고 현장에서 제기된 건설사들의 지적은 적극 수용ㆍ개선하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건설사의 입찰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행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건설사의 초기 영업비용을 절감해주겠다는 의도다.

대형 건설사 임원은 “발주기관이 정보를 공개하면 공개할수록 건설사의 영업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맞다”며, “심사과정이 모두 공개되고, 심지어 유튜브로 영상 검색이 가능하다면 건설사는 물론 심사위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다만, 조달청이 이런 새로운 시도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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