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 김효숙 세종시의원. |
[대한경제=김기완 기자] 국내에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세종시.
도심 곳곳에 설치돼 있는 공영자전거를 어울링이라고 칭한다. 이 정책이 운영된지도 11년차다. 세종시가 출범된지 12년차이니 출범 이후 바로 추진됐다고 볼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어울링 누적 회원수만 해도 총 28만명으로 시민 중 3분의 2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어울링 인구에 발맞춰 총 3640대의 공영자전거가 도시 곳곳을 누비고 있고, 대여거치소도 691개소가 운영 중이다.
이처럼 어울링은 대표적인 친환경 교통복지 사업으로, 그동안 대중교통이 불편한 시민들의 발이 되었고, 삶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하나의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단면도 존재한다. 외연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관리체계는 이에 발맞춰 따라오지 못하면서 지난 9월, 우려했던 일이 발생했다. 시민 불편 민원이 전년 대비 두 배 가깝게 폭증한 것이다.
이응패스 이용 시 어울링 무료화를 계획했다면 도입시기에 맞춰 어울링 이용객이 많아질 것은 누구나 다 예측한 사실이지만, 서버 확장 등 필수적인 대응이 늦어지면서 시민들의 신뢰를 잃고 민원 폭주 상태에 봉착했다. 이 것은 세종시에서 발생되고 있는 실제 상황이다.
그래픽 : 의원실 제공 |
김효숙 세종시의원이 어울링 운영에 대한 지적과 개선 방안을 내놨다.
김 의원에 따르면 어울링 회원수는 20대 부터 40대 까지 82%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10대는 전체 회원수에 1.7%에 그치고 있다. 어울링은 만 15세 이상 이용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고, 이응패스는 현재 만 13세 이상이 발급할 수 있다.
그렇다면 만 15세 미만은 이응패스를 통해 어울링을 이용하려고 해도 이용할 수 없다. 두 살 차이의 갭이 생기기 때문이다. 정책의 미스매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
따라서, 김 의원은 어울링도 세대 맞춤형 모델을 도입해, 이용자 눈높이에 맞춘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 인구를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이응패스 영향으로 어울링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전거 구입 가격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어울링 자전거 단가는 대당 1,030,770원이었던 반면, 올해는 1,099,000원(백구만구천원)으로 7만원에 가깝게 가격이 올랐다. 잠금장치 역시 지난해와 올해 동일 제품임에도 가격은 468000원에서 494000으로 26000원이 증가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타 지자체의 자전거 구매 단가 자료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자전거와 잠금장치 포함 97만원 선이다. 대당 가격이 어울링 지전거와 12만원 이상 차이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매년 시에서 250대를 구매한다고 할 때 차액만 3000만원이 발생된다.
김 의원은 이 점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그동안 높은 가격을 고집하며 일부 업체 제품만 사용한 이유가 있었는지와 자전거+잠금장치 세트 조달로 가격입찰 방식으로 구매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다.
요컨대, 대전, 서울, 창원시의 경우 자전거와 잠금장치를 별도 구매하고 있으며, 부착은 잠금장치 가격에 포함해 진행된다고 한다. 이 경우 자전거와 잠금장치를 각각 구매하기 때문에 외부업체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시는 다양한 제품을 비교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세종시 집행부는 이 같은 입찰 방식을 선택하지 않았다. 행정 편의성을 위해 방만한 예산운영을 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게다가, 어울링 자전거와 관련 기술력 확보로 고장 발생시 바로바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전거와 관련 부품을 선택할 때 업체 선택의 다양성이 적다면 비협조적인 태도와 가격 상승이 우려되는 데다가 어울링 잠금장치인 스마트 자물쇠가 독점적으로 운영된다면 가격경쟁없이 비싼 가격은 물론 기술지원 역시 한정적이라 어렵게 된다.
일예로 고객센터에서 자전거 위치를 파악해야 할 때 업체의 협조를 구하기 어렵거나 세종시에 필요한 기술개선이 어렵다면 어울링의 장기적인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저는 오늘 시정질문을 통해 28만 명의 세종시민이 이용하는 어울링 시스템의 민원 폭주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울링 운영 및 관리체계 문제점을 짚어보았다"며 "최고 수준의 인프라가 있고 호응도가 높은 정책이어도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멈춰 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어울링은 세종시가 대중교통 중심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더욱 활성화시켜야 할 정책 중 하나일 것"이라며 "어울링이 도시의 변화를 주도하고 세종시 만의 경쟁력과 지속가능성을 지닌 교통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세종=김기완 기자 bbkim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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