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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걸린 도심 철도지하화④] 1순위는 경부선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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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22 05:00:30   폰트크기 변경      
국제업무지구 개발 소식과 함께 부동산시장 ‘들썩’


서울 용산구 용산역 일대 경부선 철길로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 사진 : 연합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철도뷰’가 ‘파크뷰’ 되는 거잖아요. 집값 당연히 오르겠죠. 저희는 이미 오랜 기간 기다려왔어요.” - 서울 용산구 이촌동 주민 A씨.

지난달 서울시가 지상철도 전체 68㎞ 구간에 대한 지하화 구상안인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공개하자, 그간 철도 인근에 거주하며 소음, 분진, 지역단절 등으로 피해를 본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5일 경부선 철길을 마주하고 있는 이촌동 현대한강아파트의 한 주민은 “이 동네 아파트는 서울 최고 한강뷰를 가졌지만 철도 소음이나 인접한 강변북로 때문에 자연 환기조차 쉽지 않은 구조”라며 “철도 지하화가 실현되면 아기 키우기 더 좋은 환경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단지 옆 경부선 철길로는 용산역을 지나는 1호선, 무궁화, KTX 등 다양한 열차들이 쉬지 않고 지나가며 요란한 소음을 내기 바빴다.

인근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용산국제 업무지구 입주가 2030년에 이뤄지는데, 여기에 지역 개발의 유일한 걸림돌인 철도마저 지하화된다고 하니 최근 이촌아파트지구 임장 문의가 거의 배는 늘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시가 발표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에 따르면 서울의 철도 지하화 구간은 크게 경부선(34.7㎞)과 경원선(32.9㎞) 구간으로 나뉜다. 경부선이 지하화되면 대표적으로 서울역, 용산역, 영등포역, 노량진역 일대가, 경원선이 지하화될 경우 청량리역, 도봉산역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추산한 사업비는 경부선 일대 약 15조원, 경원선 일대 약 10조6000억이다. 시는 지상철도 구간을 전부 지하화한 이후 상부 복합개발을 통해 그 개발이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인데, 경부선은 약 22조9000억, 경원선 약 8조1000원으로 그 이익이 추산된다.

경부선보다 경원선이 사업성이 떨어지는 만큼, 시는 경부선 개발이익을 경원선 사업에 나눠서 투자하는 계획을 세우고, 두 구간을 합쳐서 제안했다.



용산구 철도지하화 및 상부부지 개발 기본구상안 위치도. / 사진 : 용산구 제공 



특히 경부선 중 용산역 일대 철도 지하화 계획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거시설 개발 기본구상과 맞물려 가장 경제적 효과가 크고, 부동산 시장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현재 용산역은 업무지구가 몰려 있는 ‘동쪽’과, 용산전자상가를 기준으로 낙후된 건물이 많고 인적이 드문 ‘남쪽’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철도 지하화를 통해 지역 단절을 극복하고, 동시에 용산역 뒤편 100층 랜드마크 빌딩 건립과 녹지 조성, 6000가구의 주택과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세계 어디에도 없던 ‘입체도시’로 거듭날 예정이다.

아울러 그동안 철도에 막혀 교통 인프라에 제약을 받던 남영역 인근과 청파동, 동자동 등도 덩달아 후광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용산구도 지난달 22일 이러한 개발계획을 담은 ‘용산구 경부선ㆍ경원선 지하화 및 상부 부지 개발 기본구상안’을 서울시에 전달한 바 있다. 구상안의 대상은 용산구 내 경부선 서울역∼한강철교, 4.5㎞와 경원선 용산역∼한남역, 6.0㎞ 구간이다.

구는 경원선의 경우 한강변을 따라 연결된 역사 부지와 선로 부지를 활용하는 동시에 용산공원과 녹지 축을 연결해 ‘수변 및 녹지공간이 연계된 휴식ㆍ여가벨트’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가 중심부에 우뚝 세워지고 주변으로 스카이트레일이 설치되는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조감도. / 사진 : 용산구 제공



앞서 서울 철도 지하화의 성공 사례로는 경의선 폐철길을 산책로로 조성한 효창공원앞역∼가좌역 구간인 6.3㎞ ‘연트럴파크’가 있다. 경의선 숲길 공원으로 일대 유동인구가 늘어나며 상권이 활기를 띠고 부동산 가격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서울시가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일컬어 ‘길이 68㎞ 제2 연트럴파크가 생긴다’라며 홍보에 나선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실제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3㎡에 2000만원 내외에 거래됐던 연남동 단독 다가구는, 2015년 연트럴 파크 개장 이후인 2017년 11월에는 3.3㎡ 당 5000여만원까지 올랐다.

연트럴파크 인근 단지인 ‘코오롱하늘채’ 아파트도 전용면적 84㎡ 기준 지난 2014년 2월 4억7900만원에 거래됐지만, 숲길 개장 후 2015년 8월에는 5억1100만원, 2017년 10월 6억1300만원 등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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