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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걸린 도심 철도지하화⑤] 한강뷰ㆍ파크뷰…여가벨트 현실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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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11-22 05:00:32   폰트크기 변경      
영등포ㆍ구로ㆍ신촌…개발 ‘겹호재’ 예고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경부선 지상철도 일대. / 사진 : 영등포구 제공 



[대한경제=박호수 기자] “철로와 가까운 동은 보통 2억∼3억 정도 매매가가 저렴하죠. 가격에 기대하고 직접 보러 오셨다가 소음을 듣고 입주를 망설이는 분들이 많아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공인중개사 A씨

영등포동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같은 전용 면적이라도 위치에 따라 아파트 가격이 최대 3억원까지 차이가 난다. 경부선 철로를 등지고 있는 동은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과 도보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창문을 열면 열차 소리가 생생하게 들려 방음벽 재설치 등을 요구하는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난 2월 ‘철도 지하화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와 최근 서울시의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계획’ 발표가 나오자 이 지역 주민들은 “숙원사업 해결이 탄력을 받았다”며 기뻐하는 분위기다.

영등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하화와 개발까지 최소 10년 이후의 얘기라 당장 집값 변동이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최근 들어 지하화 관련 문의 전화가 많이 들어오고 있어 분위기는 기대감으로 반전된 느낌”이라고 전했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철도 지하화 서명운동도 전개할 정도로 관심이 컸다”며 “구는 자체적으로 경부선 일대 종합발전 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해 개발 구상안을 마련할 정도로 탄탄하게 준비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영등포역 일대 지하화 예상 조감도 / 사진 : 영등포구 제공 


영등포구는 대방∼신길∼영등포∼신도림역에 이르는 3.4㎞ 구간의 철로를 지하화해 상부 공간에 일자리와 주거, 여가를 누릴 수 있는 ‘콤팩트 시티’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9월 말 용역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에 영등포 개발구상을 제출했다. 나머지 전체 계획은 내년 6월 나오는데 이를 2027년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지 사업 시행 착수 때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영등포는 철도 지하화에 이어 용적률 완화라는 겹호재를 맞았다. 지난 7일 시는 준공업지역 내 공동주택 건립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최대 용적률을 현행 250%에서 400%까지 높이는 ‘준공업지역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준공업지역이란 공업지역에 주거시설과 상업ㆍ업무시설을 함께 조성할 수 있는 도시지역을 말하는데, 현재 영등포구 내 준공업지역 면적은 5.02㎢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넓다. 구 전체 면적의 25% 이상을 준공업지역이 차지하고 있어 시 발표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구 관계자는 “철로를 걷어낸 상부공간과 그 주변부에 그간 영등포에 부족했던 대규모 녹지공간과 젊은이들을 위한 창업 공간, 4차산업 관련 첨단 일자리 유치를 구상 중”이라며 “영등포가 제2의 여의도, 나아가 서울 중심부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철도 지하화 소식에 들썩이는 건 구로구도 예외가 아니다. 경부선과 경인선이 모두 지나는 구로구는 가장 큰 수혜를 보는 지역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도림역과 구로역 일대가 서남권의 새로운 주거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구로구는 영등포에 이어 준공업지역이 두번째로 넓은 구라서 이 일대 준공업지역 아파트에 대한 용적률 수혜 혜택도 맞물려 있다.

구로구 지하화는 구로역∼온수역(경인선) 5.6㎞, 신도림역∼가산디지털단지역(경부선) 2.2㎞ 구간에서 이뤄진다. 구는 ‘2050 구로 도시발전계획’과 연계해 지상 철도 부지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구로구가 철도 지하화와 함께 추진했던 ‘구로차량기지’의 광명 이전은 이번 발표에서 빠져 ‘반쪽짜리’ 개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구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차량기지 이전 없는 지하화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서울시에 별도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경의선 철도 지하화 및 입체복합개발 조감도. / 사진 : 서대문구 제공


서대문구는 ‘경의선 지하화 사업’과 입체복합개발을 통해 신촌 일대 상권 부활의 신호탄이 될 ‘신(新) 대학로’ 조성사업을 구상 중이다.

경의선 철도 지하화는 서울역에서 가좌역까지 5.8㎞를 지하화하고 상부 부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연세대ㆍ세브란스병원과 연계한 산학공동연구단지, 청년창업연구단지, 바이오산업 성장거점ㆍ호텔, 공동주택 등의 주거시설, 공연장, 체육시설, 공원, 주차장 등의 각종 문화ㆍ여가 인프라 시설이 들어선다.

구 관계자는 “‘경부선 일대 구간’의 개발이익을 바탕으로 한 ‘사업비 조달비율’을 약 152%로 예측했다”며 “이는 청량리역 등이 포함된 ‘경원선 일대 구간’의 사업비 조달비율 약 77%보다 월등히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토부는 철도부지개발 기본계획을 설계를 마치고 2028년 공사에 착수한다. 이후 2034년까지는 우선적으로 철도 지하화를 완성시킨다는 목표다. 2035년부터 서울 곳곳을 가로지르던 철도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공원 등 녹지공간으로 조성된 ‘제2, 3의 연트럴파크’를 누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박호수 기자 lake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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