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33곳 늘어 총 3955곳
매각ㆍ임대 안된 학교 9.2% 달해
관광시설ㆍ노인주택 등 모색 활발
수요 있지만 규제장벽, 활용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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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전동훈 기자] 황량한 운동장, 굳게 닫힌 교문. 한때 아이들의 꿈이 자라던 교실이 침묵에 잠겼다. 20년 새 초등학교 입학생이 절반 수준으로 줄면서 전국 곳곳의 학교가 문을 닫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의 그림자가 짙어질수록 방치된 ‘빈 학교’는 지역사회의 숙제로 남겨지고 있다. 폐교 활용이라는 난제 앞에 교육 당국과 지자체, 건축계의 고심이 깊다.
11일 교육부의 ‘시도교육청 폐교재산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폐교는 전년 대비 33곳 증가한 3955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2609곳은 매각이 완료됐고, 979곳은 지방자치단체나 민관기관에 임대돼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367곳(9.2%)은 여전히 ‘미활용 폐교’로 남겨진 상태다.
지역별 미활용 폐교는 전남 75곳, 경남 72곳, 경북 57곳, 강원 56곳 순이다. 수도권인 경기와 서울에도 각각 19곳, 6곳의 미활용 폐교가 존재한다.
폐교 증가의 근본 원인에는 극심한 저출생이 자리한다. 2005년 62만여명이던 초등학교 입학생은 올해 32만여명으로 감소했다. 교육부가 내년부터 초ㆍ중ㆍ고 전체 학생 수를 합쳐도 500만명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암울한 관측을 내놓으면서 폐교 증가세는 앞으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에 각 지역 교육청과 지자체는 폐교 활용 방안 모색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종훈 경남도교육감과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지난달 25일 진전초등학교 여항분교가 폐교된 자리에 설립된 식생활 연구소 ‘맛봄’에서 우수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는 ‘마산 지혜의바다 도서관’ 등 폐교 재생의 성공 모델들이 다양하게 소개됐다.
제도적 개선 노력도 분주하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9월 폐교 부지를 노인복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조례를 일부 개정했다. 정부는 지방소멸 대응 사업에 활용하는 폐교 재산의 지자체 무상 양여 특례를 지난해 마련했다.
현행법상 폐교는 교육용ㆍ사회복지ㆍ귀농지원 시설 등 제한된 용도로만 매각ㆍ임대가 가능해 민간의 창의적 활용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축설계업계 관계자는 “폐교 활용에 대한 민간의 잠재적 수요는 충분하나 규제와 행정적 장벽이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며 “용도 제한을 대폭 완화하고 민관 협력을 촉진할 정부 주도 협의체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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