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 유연한 운영에 더해
정부의 체계적 지원 필요
매년 450여곳 학교 문 닫는 日
문부과학성 ‘모두의 폐교 프로젝트’
산업ㆍ관광 자원 재창조…성공사례 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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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현 무로토시에 자리한 ‘무로토 바다의 학교’ 내부 모습.2006년 폐교한 시이나 초등학교를 개조해 마련했다. / 사진=고치현 관광정보 누리집 갈무리. |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학령인구 감소로 매년 450여곳의 학교가 문을 닫는 일본은 ‘모두의 폐교’ 프로젝트를 통해 폐교를 지역 활성화 거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10년부터 문부과학성 주도로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방치된 학교 시설을 산업ㆍ문화ㆍ관광 자원으로 재창조하며 성공 사례를 축적해왔다.
이 사업은 지자체가 학교 교사의 상세 정보나 양도 조건 등을 적어 문부과학성 누리집에 게재해 민간 기관 또는 개인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사업자에게 일부 보조금도 지급한다.
고치현 무로토시의 사례는 이 같은 폐교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2006년 폐교된 시이나 초등학교는 지난 2018년 ‘무로토 바다의 학교’로 변신했다.
실외수영장은 바다거북과 귀상어들이 자리를 잡았고, 세면대는 해삼 전시대로 개조됐다. 교실과 복도에는 50종, 1000여마리의 해양생물이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국토교통성의 ‘빈집 대책 종합지원 사업 보조금’을 활용한 이 프로젝트는 지역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홋카이도 신칸초의 옛 태양초등학교는 프랑스의 세계적 화가 ‘제라르 디마시오’의 작품 200여점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체육관에 설치한 높이 9m, 너비 27m 크기의 유채화는 연간 2만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명물이 됐다.
효고현의 ‘노지마 스코라’는 폐교를 복합문화시설로 재구성한 모범 사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소동물원, 지역 특산품 매장 등이 어우러져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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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 디마시오 미술관 전경. 2008년 폐교한 옛 태양초등학교를 개ㆍ보수해 만들어졌다. / 사진=홋카이도 관광협회 제공. |
일본의 접근법은 지역 주민과 민간 사업자가 주도하고 지자체가 지원하는 상향식(bottom-up) 구조를 취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시ㆍ도교육감이 폐교 활용의 주체로, 교육청을 통한 임대나 매입 절차가 필요해 예산 확보나 정부 보조금 선정시까지 해당 시설이 방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폐교 활용 사례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역 맞춤형 계획과 민간 주도의 유연한 운영 방식,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체계적 지원이 결합될 때 ‘애물단지’로 여겨지던 폐교는 지역사회의 새로운 중심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건축 전문가들은 “폐교 활용의 성패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개발과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단순한 시설 재활용을 넘어 지역 정체성과 합쳐질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공 모델이 탄생한다는 분석이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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