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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재활용의 경제학] ② 학교가 사라진 자리, 무엇으로 채울까…경제적 활용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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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12 05:01:01   폰트크기 변경      
복지ㆍ문화공간 ‘화려한 변신’…“용도변경 풀어줘야 효율성 극대화”

2020년 이후 서울 6개 학교 문 닫아

가양동 공진中만 활용 계획 수립


전문가, 학교 부지 가능성에 주목

다목적실 등 다양한 용도로 전용


땜질식 처방보다 지역사회 여론 수렴

효율적 재산 활용 방안 도출 긴요



[대한경제=전동훈 기자] “이 일대엔 빌라에 거주하는 노인들이 많은데, 마땅한 실내 공공시설이 없어요. 도봉고가 체육시설을 갖춘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탄생한다면 지역의 새 활력소가 될 겁니다.”

신학기를 맞아 개학을 앞둔 지난달 말, 옛 도봉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만난 50대 박모씨는 폐교 부지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학교 맞은편 식당에서 만난 직장인 오모(62)씨도 “도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고령층 인구가 많아 동네에 활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저렴한 주거시설과 함께 청년창업공간으로 조성된다면 세대 간 균형이 이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난해 문을 닫은 도봉고는 서울 일반계 고등학교 가운데 첫 번째 폐교 사례로 관심을 모았다. 도봉고는 지난달부터 1~4층은 도봉초등학교가, 5층은 도솔학교(특수학교) 초등부가 각각 2년, 4년씩 한시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도봉고의 중장기 활용 방안은 ‘생태문화도서관 건립’으로 기본방향이 설정됐으나, 수장고 증설 등 운영 문제와 재원조달 방안을 두고 최종안이 확정되지 못한 상황이다. 시교육청이 임시 대책을 마련했으나 지역 주민들은 도봉고가 단순한 건물 이상의 지역 거점 역할을 수행하길 바라는 분위기다.

2020년 이후 서울에서는 도봉고를 포함해 △공진중학교 △염강초등학교 △화양초등학교 △덕수고등학교 △성수공업고등학교 등 6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이들 폐교 부지의 총면적은 9만578㎡로, 서울 소재 중고등학교 평균 부지 면적의 약 3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중 지난 2020년 폐교된 강서구 가양동 소재 공진중학교는 비교적 신속하게 활용 계획이 수립됐다. 현재는 서울 강서양천교육지원청 임시청사로 사용 중이지만, 이르면 올해부터 ‘에코스쿨(생태환경교육파크)’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에코스쿨은 아동ㆍ청소년뿐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는 환경교육체험관이자 문화ㆍ휴식 공간으로 조성된다. 내부에는 전시실과 학습실 같은 교육시설이 들어서고, 운동장과 옥상을 활용해 미니온실, 텃밭, 숲, 논ㆍ밭, 연못 등 다양한 생태환경이 구현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나머지 5개 폐교에 대해서도 올봄부터 구체적인 기본계획을 확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축업계 전문가들은 학교 부지가 지닌 가능성에 주목한다. 교사동, 다목적실, 체육관 등 단순한 공간 구획은 다양한 용도로 쉽게 전용할 수 있어서다.


학교 건물에 표준화된 전기, 가스, 상하수도, 통신설비는 안전성 측면에서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특성은 폐교를 새로운 용도로 전환할 때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 개선 노력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9월 폐교 부지를 노인복지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으며, 교육부는 ‘2025년 학교복합시설 선정 공모’를 통해 폐교에 수영장을 설치할 경우 정부가 사업비의 최대 50%를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 관점으로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방 폐교의 경우 섣불리 개발했다 방치되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북 영천의 옛 석계초등학교는 1993년 폐교 후 민간사업자가 박물관으로 운영했으나,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뒤 현재는 미활용 건물로 남아있다.

폐교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49곳의 초ㆍ중ㆍ고교가 문을 닫을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방 학교는 43곳으로 전체의 88%에 달한다.

학교 설계 실적을 보유한 중소 건축사사무소 A사 대표는 “앞으로 증가할 폐교 부지와 학교용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종합적인 활용 계획을 세울 때”라며 “땜질식 처방보다는 지역사회 여론을 수렴하고 효율적인 재산 활용 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전동훈 기자 jd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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