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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 10대 프로젝트] 현대건설,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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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07 05:00:48   폰트크기 변경      
국내 건설사 해외 진출 신호탄…“국제 경쟁력 한층 끌어올린 계기”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사진= 현대건설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 1967년 첫삽을 뜬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는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이자,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진한 최초의 국제규격 고속도로 공사란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공사는 태국 남단의 국경도시 파타니와 나라티왓 두 도시를 연결하는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다. 태국 건설성 도로국이 발주하고,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의 차관으로 진행된 국제 공사다.

현대건설은 독일과 일본 등 16개국 29개 업체와 세 차례의 입찰 경쟁 끝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국내 건설사가 세계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당시 해외 공사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했던 한국 건설업계는 출국 절차조차 국가적 과제로 여겨질 만큼 해외 진출이 쉽지 않았다. 주요 언론이 공항에서 태국으로 향하는 기술진과 노무자들의 출국 장면을 생중계하는 등 국가적 지원과 관심이 집중됐다.

공사 과정은 도전의 연속이었다. 미국 설계업체가 제공한 시방서는 국내 기술자들에게 매우 생소했고, 태국의 고온다습한 기후와 예측하기 어려운 풍속, 현지 인력 관리 문제 등은 공사 진행에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현장을 이동할 때마다 고용한 인력이 이탈하는 일도 빈번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현지에서 발생한 도난 사고도 큰 문제였다. 중장비 부품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자, 현대건설은 마을 추장을 직접 찾아가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등 현지 사회와의 소통과 협력에도 힘썼다.

현대건설은 각종 난관을 딛고 아스팔트 콘크리트(아스콘) 자재의 생산 및 활용 기술, 중장비 운용 및 유지보수 체계, 그리고 국제 표준 시방서 적용 역량 등 다양한 선진 건설 기술을 빠르게 습득했다.

그 결과 현장 중심의 문제 해결력과 공정 관리 능력이 크게 향상됐고, 이는 이후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됐다.

현대건설은 익숙지 않은 현지 환경, 부족한 장비와 자재, 언어와 문화 장벽 등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난 1968년 2월 이 사업을 끝마쳤다. 해외공사는 물론 고속도로 경험이 전무한 시절, 처음으로 국제규격 고속도를 건설한 것이다.

고(故) 정주영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는 수업료가 따르는 법”이라며 귀국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한마디는 직원들에게 큰 자부심과 용기를 심어줬고, 현대건설이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는 데 중요한 정신적 자산이 됐다.

현대건설은 이 과정에서 태국 정부로부터 신뢰를 얻어 이후 5건의 추가 고속도로 공사를 연이어 수주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사업적 성공을 넘어 한국 건설사의 국제 경쟁력을 대내외에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태국 현지에서 확보한 시공 기술과 중장비 운영 노하우는 1970년 경부고속도로 건설 과정에 적용되는 등 국내 인프라 혁신을 주도하는 밑바탕이 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프로젝트는 한국 건설사의 해외 진출을 알렸던 신호탄으로, 중동ㆍ동남아 등 세계 각지로 뻗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며 “이는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대건설의 독보적인 해외실적은 정주영 선대회장님부터 이어진 과감한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사막과 극지를 넘나들며 최초ㆍ최고의 역사를 써내려 왔기 때문”이라며 “지난 60년 간의 열정을 계승해 K-건설의 지평을 보다 넓히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건설하는 사명을 이어가 해외 수주 2조달러를 향해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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