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한형용 기자] # 지난해 6월 경기 화성시 소재 아리셀 배터리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배터리 열 폭주와 안전 확보 의무 조치 미흡으로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다만, 화재 발생 건물은 무기질 계열인 글라스울(그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이 적용돼 인접 건물로 확재가 확산하지 않았다.
샌드위치패널(복합자재) 심재(단열재)로 무기단열재가 주목받고 있다. 유기단열재와 비교해 강한 화재안전성이 배경이 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단열재는 유기질 계열과 무기질 계열, 기타 소재로 나뉜다. 유기질 계열에는 EPS, 우레탄폼 등이 있으며, 무기질 계열에는 글라스울 등이, 기타 소재로는 열반사 단열재, 진공 단열재 등이 있다.
주목할 부분은 화재 취약성 여부다. EPS 등 유기단열재는 두께가 얇고 가벼워 시공이 용이한 장점이 있지만 화재 확산과 유해가스 차단에는 한계가 있다. 준불연 유기단열재도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화재 시 연기 흡입에 따른 2차 피해가 커지는 이유다.
반면 유리원료인 규사와 석회석 등을 고온에 녹여 실처럼 가늘게 뽑아 만든 글라스울 등 무기단열재는 유해가스 발생이 거의 없다. 유기물 성분이 적은 만큼 불에 잘 타지 않기 때문이다. 화재 확산은 물론 질식 피해를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평가다.
이를 고려해 삼성은 세계 최대 평택 반도체라인 공장 건설에 글라스울 샌드위치패널을 선택했다. 화마에 따른 인명ㆍ재산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조치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평택공장 샌드위치패널은 모두 글라스울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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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 대한경제 |
해외에서도 글라스울 활용도는 높다. 글라스울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높은 수준의 화재안정성(최고등급)을 인정받았고, 건축시장에서 70% 이상 활용되고 있다. 국제 시장조사 기관 루신텔에 따르면 세계 글라스울 단열재 시장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4.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금액으로는 2030년 약 56억달러(약 7조8200억원) 규모다.
국내 건설현장의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실제 국내 유기ㆍ무기단열재 시장 점유율은 2018년 8대 2 비율에서 최근에는 6대 4 수준으로 좁혀졌다. 건설업계는 물론 물류창고 등 사업자들이 화재 위험성 등을 고려해 무기단열재를 선택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무기단열재 업계 안팎에서는 대표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무기단열재인 글라스울에 대한 오해를 없애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글라스울 취급 시 피부가 가렵거나 따가울 수 있지만, 섬유가 피부에 물리적인 자극을 주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또 입자가 4∼8µm으로 호흡기를 통해 폐까지 침투하기 어렵고, 흡입하더라도 체내에서 용해돼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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