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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걸린 ‘리모델링 2.0’] ② 분담금 6억 대신 1억으로 새집… 고쳐쓰는 아파트 시대 ‘급물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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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11-27 06:00:27   폰트크기 변경      
왜 ‘뉴 리모델링’ 시장인가

급등한 비용 부담에 사업성 ‘바닥’

분상제ㆍ용적률 제한ㆍ대출 규제 등

재건축 동력 예전과 상당한 괴리


건설업계, 미래주택 로드맵 전환

철거ㆍ이주 없이 2년 내 공사 완료

외벽ㆍ조경ㆍ커뮤니티 시설 신축급

비용ㆍ시간ㆍ가치상승 1석3조 효과


그래픽 : 대한경제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도시정비 시장의 지각변동이 감지되고 있다. 올해 60조원대 규모인 도시정비시장은 내년 7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비시장 안팎에서는 이러한 시장 흐름이 10년 이내 180도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시대에서 ‘가성비 아파트’ 시대로의 전환이다.

1인당 GDP 3만 달러 시대, 한국인의 주거 눈높이는 달라졌다. ‘얼죽신’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만큼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 뚜렷해졌다. 하지만 모든 노후 단지가 재건축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급증한 공사비에 따른 분담금 부담으로 재건축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지에서는 전용 84㎡ 분양 기준 분담금이 5억∼6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시공사와 내홍을 겪기도 했다.

분담금 증가 요인은 가파르게 상승한 건설공사비가 중심에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9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전월 대비 0.57% 상승한 131.66을 기록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9월 기준 기본형 건축비 역시 ㎡당 217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2022년 3월 185만7000원과 비교하면 17% 가까이 증가했다.

여기에 분양가상한제, 대출 규제(이주비 대출 최대 6억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까지 겹치면서 사업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도시계획 용적률 기준에 맞게 고밀도로 개발된 만큼 지하주차장이나 주동 증축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기도 쉽지 않다. 재건축 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2000년대 아파트로 눈을 돌렸다. 골조는 그대로 두고 외벽ㆍ조경ㆍ커뮤니티 시설을 신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여기에 AI 주차 설루션,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 스마트홈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신축 브랜드 아파트 수준의 가치를 구현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건설의 ‘더 뉴 하우스’는 입주민들이 이사 없이 거주하면서 공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세대당 분담금은 1억원 안팎으로 재건축 분담금 5억∼6억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공사 기간도 2년 이내다. 통상적으로 구역지정 이후 재건축 사업의 공사 기간 8∼10년과 비교해 4분의 1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리모델링 2.0 전략이 미래 주택시장 흐름을 제대로 읽은 것으로 평가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미래 주택시장 변화를 정확히 읽었다”며 “서울 외곽지역도 정비사업 분담금이 기본 5억원부터 시작하는 시대다. 이들 기업이 제시한 리모델링 방안은 ‘가성비 아파트’를 만들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주거문화를 바꿀 체인지메이커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두 건설사의 리모델링 2.0 전략이 성공할 경우, 다른 건설사들도 줄지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0조원 규모의 도시정비 시장이 재건축 중심에서 리모델링 중심으로 재편되는 대전환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재건축 시대가 저물고 리모델링 시대가 열리는 전환점”이라며 “비용ㆍ시간ㆍ가치 상승 효과를 모두 잡는 1석3조 전략이 통한다면 정비사업의 판도가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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