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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사업도 달리고 싶다上](3) 하헌구 민간투자학회장 “사전확정주의, 불확실성 시대엔 ‘규제’...유연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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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14 06:01:02   폰트크기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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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안재민 기자] 하헌구 한국민간투자학회장(사진)은 최근 민간투자사업을 둘러싼 공사비 급등과 사업 지연 문제를 두고, 기존 제도 틀만으로는 급변하는 환경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고물가·고금리 국면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민자사업의 제도적 유연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고 봤다.

13일 〈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하 회장은 “최근 공사비 지수가 단기간에 30% 이상 급등하는 ‘블랙 스완(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한 번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급 상황이 반복되면서, 과거에 설계된 제도만으로는 이런 변화를 흡수하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 “총사업비 사전확정주의는 재정 통제와 사업 효율성 측면에서 의미 있는 원칙이지만,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큰 시장 환경에서는 오히려 민자사업 추진을 가로막는 ‘규제’로 작동하는 측면도 있다”며 “민자 인프라가 적기에 공급되지 못하는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기에 유연한 제도로의 전환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민간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 변수에 대한 리스크 분담 구조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글로벌 공급망 붕괴, 급격한 원자재 가격 변동 등은 민간이 예측하거나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인데, 이로 인한 비용 상승까지 모두 민간에 전가하는 사업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 회장은 “불가항력적인 환경 변화로 공사비가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경우에는,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분담하는 구조를 제도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특혜가 아니라, 장기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현행 제도에서 물가를 반영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현재 적용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실제 건설 현장의 원가 상승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사업 성격에 따라 건설공사비지수 등 실제 원가와 가까운 지표를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유연화해야 한다”며 ”협약 체결 시점과 실제 착공 시점 사이에 발생하는 비용 공백을 메울 수 있는 합리적인 조정 장치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근본적으로는 민자사업이 지향하는 가치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 회장은 “이제 민자사업은 ‘싸게 짓는 것’보다 ‘제때 지어 제대로 서비스하는 것’에 가치를 둬야 한다”며 “총사업비 사전확정주의라는 큰 틀은 유지하되, 불가항력적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운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자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위험을 나누는 파트너십”이라며 “정부와 민간이 리스크를 합리적으로 분담할 때, 민자시장은 다시 활력을 찾고 국민에게 제 때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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