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SMR 노형만 대략 70∼90종
10년 상용화 가능모델 20여개
국내 기업들도 SMR 사업 가속화
두산에너빌리티, 전용공장 구축
삼성물산ㆍ현대건설도 개발 경쟁
민간 주도 에너지 新사업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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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한슬애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글로벌 소형모듈형원전(SMR) 시장은 이미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SMR 노형은 대략 70∼90종에 달하는데, 이 중 10년 내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되는 노형만 20여개다. 대형원전과 기술적 유사성이 큰 경수로형 SMR은 6∼7개 모델이 개발 중이고, 냉각재로 물 대신 액체 금속이나 가스를 사용하는 4세대 SMR 노형도 10여개나 연구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폭발적인 전력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SMR을 단순한 구매 대상이 아닌 직접투자 및 개발의 영역으로 선택한 결과다.
18일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130%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AI 기술 주도권을 놓칠 수 없는 글로벌 빅테크 입장에선 24시간 공급받을 전력 확보가 기업 생존과 직결되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ㆍ구글ㆍ아마존 등이 에너지 공급자로 변모하게 된 배경이다.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글로벌 수요에 발맞춰 핵심 공급망(밸류체인)의 주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총 8068억원을 투입, 경남 창원 공장 부지에 SMR 전용 공장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연간 20기 수준의 SMR 제작이 가능한 시설을 확보, 글로벌 ‘SMR 파운드리’로서의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작년 말에는 엑스에너지와 원자로 16대 제작에 필요한 핵심 소재 공급을 위한 예약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해당 계약은 제작 단계에 들어간 SMR 사업에 국내 기업이 본격적으로 참여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대형원전 시공에 집중했던 건설사들도 수주 산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SMR 공동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사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상세설계에 참여하고 있고, 사업화에 협력 중이다. 삼성물산 역시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7000만달러(약 1032억원)를 투자하는 한편, 루마니아 SMR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SMR은 대형원전 대비 초기 투자비용이 적고, 공기가 짧다. 수요처 또한 데이터센터ㆍ수소환원제철소 등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건설사가 에너지 기업으로 전환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 영역의 활발한 투자는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경쟁을 예고하기도 한다. 민간은 공기업 대비 유연한 조직 문화와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앞세워 원자력 핵심 인재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웨스팅하우스ㆍEDF(프랑스전력공사) 같은 독점기업 또는 거대 공기업이 독점하던 시대가 저물고, 창의적인 기술력과 민간 자본이 판을 흔들 수 있다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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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내 원전 산업도 한국수력원자력ㆍ한국전력기술 등 발전 공기업이 설계ㆍ운영을 독점해 온 구조였다. 하지만 SMR 시대에선 뉴스케일·테라파워·홀텍 등 글로벌 기술사와 손잡은 ‘민간 SMR 연합군’이 강력한 대항마가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대형원전은 대규모 전력 발전사 등 수요가 한정돼 있는 반면, SMR은 데이터센터ㆍ산업단지ㆍ제철소 등 수요처가 다양하다”며 “초기 투자자본이 적고, 시장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는 점에서 민간 영역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특히 건설업계는 역할이 더 많아질 수 있다. SMR 시대에는 부지 선정부터, 공정 설계, 시공 등 건설사의 역량이 발휘될 여지가 많다”며 건설업계의 발전 가능성을 점쳤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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