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확대ㆍ다주택자 규제
매매시장 진정엔 성공했지만
임대시장 전세 물건 줄어들며
전세가격 급등 ‘부메랑’ 으로
공공임대 수요 흡수도 난항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시장에서는 최근 전세대란 조짐이 짙어지는 상황을 지난 9개월간 쌓인 정부 규제 정책의 부작용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매매시장 과열을 누르려고 내놓은 대책들이 강남3구ㆍ한강벨트 등 매매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엔 성공했지만, 다주택자 규제ㆍ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로 전세 물건이 줄며 임대차시장에 부작용으로 되돌아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정부가 1ㆍ29 공급대책 등의 추진 속도를 최대한 앞당겨도, 공공임대주택만으로는 임대차시장 수요를 모두 흡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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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대한경제. |
30일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의 부동산 정책은 예외 없이 전세시장 위축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이는 전세대출 등이 전세가를 올려 매매가 상승까지 유발했고, 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에도 활용돼 역시 집값 급등을 부추겼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시각을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예가 지난해 세 차례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다.
6ㆍ27 대책에서는 규제지역 내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90%에서 80%로 낮췄고, 뒤이어 9ㆍ7 대책으로는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일원화되는 전세수요 억제책이 시행됐다.
10ㆍ15 대책은 전세공급 억제 조치도 포함했다. 이때 서울 전역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되며, 전세를 낀 주택 매입(갭 투자)이 금지되고 실거주 의무가 생겼다. 올해 2월 발표된 실거주 최대 2년 유예의 보완대책은 무주택자를 대상으로만 적용됐다. 매입을 통해 시장에 전세 물량을 풀 수 있는 주체가 전보다 줄어든 셈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현재 전세 대란 우려의 가장 큰 원인은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 적용된 주택 매입 후 실거주 의무”라며 “정책 방향 자체는 바람직할 수 있지만 부작용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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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말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세제 압박에 나선 뒤로 전세 물건이 공급될 여지는 더욱 적어졌다.
이 대통령이 오는 5월10일 다주택자 대상 양도소득세 중과 방침을 밝히고, 비거주 1주택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를 시사한 것이다. 이는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 매물 출회와 가격 상승폭 둔화를 이끌었지만, 전세를 포함한 임대차시장 측면에서는 매물 품귀 현상과 이에 따른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는 평가가 붙고 있다.
서진형 교수는 “전세가격이 오르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는 임차인들이 월세로 이동할 수 있고, 이것이 월세 수요 증가로 이어져 월세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서울에서도 입주 물량이 적고, 전세가격이 중저가였던 곳 위주로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라며 “임대차시장엔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의 수요자가 계속 유입되는 측면이 있다. 가격 추이에 따른 보완책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짚었다.
정부는 9ㆍ7 대책과 1ㆍ29 대책 등을 통해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나, 민간 임대차시장 수요를 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를 보면 2024년 기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서울지역 공공임대주택 재고는 분양전환형 등을 포함해 1만8947가구였으나, 국가데이터처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같은 해 서울 무주택 가구는 216만354가구에 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가 전세 규제라는 기조 자체를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책 속도 조절이나 월세 세액공제 추가 확대 등의 방안을 더 생각해보아야 할 수 있다”고 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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