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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건설공사 사후평가] <상> (2) 공항건설 고질적 ‘뒷북 평가’…12년 걸린 곳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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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3 06:08:36   폰트크기 변경      
유명무실 제도와 부실평가

숫자 나열식 형식적 분석이 주류

감사원도 ‘사후 활용도 미흡’ 지적


[대한경제=김민수 기자] 건설공사 사후평가 제도의 난맥상은 단순히 이행률에만 있지 않다. 설령 평가를 하더라도 법정 기한을 한참 넘기기 일쑤이고, 어렵게 나온 결과물조차 어디에도 쓰이지 않는 활용성 부재가 더 큰 문제로 꼽힌다.

이는 지난해 감사원이 공개한 ‘지방공항 건설사업 추진실태’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감사원이 2000년 이후 준공된 13개 공항 건설공사의 사후평가 수행 실태를 점검한 결과, 11개 사업에서 발주기관이 법정 기한을 초과해 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연 기간은 짧게는 631일에서 길게는 4309일, 무려 12년에 달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서울항공청은 2001년 준공된 양양공항의 평가를 12년이 지난 2013년에야 실시했다. 한국공항공사 역시 제주국제공항 시설확충(1984일 지연), 김해국제공항 증축(1976일 지연) 등 주요 사업의 평가를 수년씩 미뤘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또한 자유무역지역 조성공사 등에서 약 5년(1960일) 늦은 뒷북 평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내용의 부실이다. 지연된 11개 공항 사업의 평가서에는 사업비 증감이나 공사기간 연장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기보다 숫자만 나열하는 식의 형식적 분석이 주를 이뤘다. 적시성이 떨어지고, 내용마저 부실하다보니 이들 평가 결과가 현재 추진 중인 울릉ㆍ흑산ㆍ새만금공항 등 8개 신규 공항 건설 사업에 활용된 실적은 단 1건도 없었다. 과거의 실패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찬 셈이다.

공항뿐만 아니다. 도로, 철도, 항만 등 전 분야에서 사후평가의 형식적 이행과 결과 활용 미흡이 고질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지침과 매뉴얼이 존재함에도 평가 주체인 발주청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감사원은 “현행 건설공사 사후평가 시행지침은 평가 시점과 방법 등 세부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나, 평가 주체인 발주청의 평가 결과가 신규 사업에 실질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사후평가 결과를 적정하게 활용했다면 안전사고 예방은 물론 공사비와 공기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신규 사업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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