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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도는 건설공사 사후평가] <상> (3) 선수가 심판보는 평가체계…제재도, 인센티브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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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4-13 06:08:33   폰트크기 변경      
26년간 공회전…왜?

발주기관 ‘셀프’ 방식…약점 숨기기

미이행 불이익 없어 사후관리 ‘사각’


[대한경제=김민수 기자] 건설공사 사후평가 제도가 26년째 공회전하고 있는 것은 독립된 평가체계와 인센티브, 제재 규정이 없어서다.

가장 큰 문제는 평가 방식이다. 현행 제도는 공사를 발주ㆍ관리하는 발주기관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스포츠로 치면 선수가 심판을 겸하는 격이다. 평가 결과가 부정적일 경우 담당자나 조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발주기관 내부에서는 평가를 서두르거나 치부를 드러낼 만큼 충실히 수행할 동기가 형성되기 어렵다.

처벌 규정이 없는 것도 제도의 안착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현행 건설기술진흥법 어디에도 사후평가 미이행에 대한 제재 규정이 없다. 과태료도, 예산 삭감도, 차기 사업 승인시 불이익도 없다.

반대로 성실히 평가를 수행해도 돌아오는 포상이나 인센티브 역시 전무하다. 평가를 철저히 하려 해도 별도의 예산이나 인력 보상이 없으니 현장에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숙제’로 인식된다.

한 발주기관 담당자는 “과태료 같은 불이익이 없고, 용역 없이 자체 수행하려면 업무 부담이 커서 결국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수조원의 세금을 들여 만든 인프라가 사후 관리의 사각지대에서 방치되는 이유다.

다른 제도와 비교해도 사후평가의 소외는 극명히 드러난다.

도입 시기가 비슷한 예비타당성조사는 예산 편성과 직결돼 발주청의 초미의 관심사다. 건설엔지니어링이나 시공평가 역시 업체의 PQ(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 점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이뤄진다.

반면 이미 끝난 사업을 되돌아보는 사후평가는 늘 뒷전이다. 사후평가 제도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새로 태어날 자식(신규 사업)은 금이야 옥이야 챙기지만, 이미 다 커서 나간 자식(준공 사업)은 내버려 두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김민수 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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