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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임성엽 기자]홍콩의 지정학적 불안과 중국 리스크를 피해 ‘포스트 홍콩’을 찾는 글로벌 기업들이 도쿄와 싱가포르로 완전히 안착(Lock-in)되는 시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시기는 2030년이다. 반면 한국의 대응 카드인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주택 공급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에 발목 잡혀 이 골든타임을 흘려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 도쿄는 최근 ‘아자부다이 힐스’를 필두로 한 대규모 복합개발을 완료하며 글로벌 기업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싱가포르 역시 서던 워터프론트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아시아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지위를 굳힐 기세다.
이들이 선보인 신축 프라임 오피스단지의 경쟁력은 압도적이다.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빌딩과 이들이 가족들과 안락한 생활을 영위할 고급 레지던스단지, 국제학교 등 교육 인프라까지 세계적 수준의 ‘직주락(職住樂)’을 완비하면서 글로벌 대기업들이 앞다퉈 입주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일본과 싱가포르가 질주하는 사이, 한국의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개발 방향을 놓고 갈피를 못잡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파도 속에서 국가적 사활을 걸어야 할 용산개발이, 주택 공급이라는 정치적 프레임과 지엽적 갈등에 휘말린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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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국제업무지구는 지난해, 20년간의 지지부진했던 협의와 인허가 절차를 모두 끝내고 첫 삽을 떴다. 서울시 구상은 부지 규모만 미국 허드슨 야드 4.4배인 세계 최대 규모 수직도시 건설이다. 부지 45만6099㎡를 국제업무, 스마트산업, 주거ㆍ문화ㆍ여가 시설이 어우러진 ‘입체복합수직도시’로 개발해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용산을 한국 경제 심장부로 육성해 낼 청사진이었다.
문제는 이런 계획이 정부의 1ㆍ29 주택공급대책으로 근간부터 흔들리는 상황이다. 세계적 업무 중심지로 거듭나기 위해선 목표했던 토지 분양과 후속 조치가 진행돼야 하지만 주택 공급 확대라는 정치적 공세가 맞물리며 2030년 초 기업 유치 목표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업 정체성까지 잠식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도 있다.
서울시가 애초 제시한 2030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홍콩의 지정학적 불안과 중국 리스크로 ‘포스트 홍콩’을 찾는 유동 자금과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해야 할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2030년을 넘기면 글로벌 기업은 싱가포르와 도쿄로 완전히 안착(Lock-in)될 수 있다. 앵커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면, 그 뒤를 따르는 협력사나 금융ㆍ법률 서비스 기업의 연쇄 입주도 어려워진다. 이는 용산을 ‘국제업무지구’가 아닌 일반 국내 오피스 지구로 전락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창무 한양대학교 교수는 “주택 공급과 관련된 논란은 굉장히 단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틀에서 용산이 가진 잠재력을 키우려고 세웠던 계획을 유지하는 게 일차적인 선택”이라며 “이걸 바꾸려면 또 여러 가지 다양한 합의와 분석들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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