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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디벨로퍼 역주행]② PF 한파ㆍ규제ㆍ공공택지 미매각… 개발사업 뒤흔든 ‘3각 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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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5 05:20:17   폰트크기 변경      
고꾸라진 성장동력… 왜?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 여파

지자체 보증 불신, 자금조달 경색

文정부 시기 다주택자 중과 강화

똘똘한 한 채 선호로 미분양 증가

LH, 공공택지 매각중단 직접시행


중견ㆍ중소건설사 공급기반 위축

고부가가치 밸류체인 기회 축소

주거환경 혁신ㆍ투자에도 악영향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건설사가 직접 사업시행자로서 주택을 짓는 자체개발사업이 몇 년 새 줄어든 데에는 정책 당국의 움직임이 단단히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자체개발은 리스크가 크다는 단점도 있지만, 단순 도급공사보다 수익성이 높아 건설사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준공 후 관리까지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 역량을 쌓을 기회이기도 하다. 당국발 자체개발 위축으로 중견ㆍ중소 건설사의 주택공급 역량과 대형사의 고부가가치 창출 여력, 나아가 주택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 가능성이 쪼그라들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픽=대한경제.


14일 업계에 따르면 자체개발사업 축소를 유발했고 이를 앞으로도 부추길 수 있는 당국발 요인으로 세 가지가 지목되고 있다.

가장 주된 것은 2022년 9월의 레고랜드 사태다. 가뜩이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뛴 탓에 청약 수요가 둔화세였는데, 레고랜드 사태로 공급자들이 발길을 확실히 돌렸단 것이다.

당시 강원도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원 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대상 지급보증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방정부 보증도 믿기 어렵단 인식에 채권시장이 얼어붙었다. 자연히 주택건설을 위한 PF 자금조달 비용도 급등했다. 건설사가 부지 매입 등 자기자본 투입 리스크까지 감수하고 자체개발을 시작할 유인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조장하는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정책은 두 번째로 거론되는 요인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부터 다주택자에 대해 중과하는 방향으로 세제가 강화되면서, 지방ㆍ외곽 분산 보유보다는 서울 핵심지 고가 1주택을 가지는 것이 유리한 선택이 됐다. 청약수요가 양극화되자,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체개발사업을 할 경우 미분양 물량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는 리스크가 커졌다.

국토교통부가 아파트ㆍ비아파트를 막론하고 집계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통계는 청약수요 양극화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집계된 물량은 3만429가구인데 이 중 비수도권만 2만6003가구(85%)다. 아울러, 전국 물량만 보면 앞서 2월(3만1307가구)에 201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만가구를 넘어섰는데 아직 그 밑으로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3기 신도시 중 가장 큰 규모인 경기 남양주 왕숙신도시에서 개발되고 있는 공공택지 전경. 정부의 LH 직접시행 정책으로 앞으론 공공택지에서 민간 건설사 자체개발 아파트를 볼 수 없을 전망이다. / 사진: 대한경제DB.


마지막으로 꼽히는 요인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택지 미매각이다. 지난해 발표된 9ㆍ7 주택공급 대책에 따라 LH는 공공택지의 민간 매각을 중단했고 주택사업을 직접 시행하고 있다.

LH 공공택지는 민간에서 조성한 택지보다 인근 기반시설이 풍부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권리관계도 비교적 명확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PF 보증을 받기도 수월한 것으로 꼽혔다. 건설사들이 자체개발 사업지로 LH 공공택지를 선호해온 이유다. 앞으로는 이런 강점을 활용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산업도시연구실장은 “건설사가 도급만으로 버티는 ‘로우리스크 로우리턴’ 구조로는 한계가 많다”며 “자체개발사업을 통해 하나의 완전한 밸류체인을 가져야 퀄리티와 원가 관리의 폭이 넓어져 기업이 성장하고,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회사라면 대형 프로젝트와 새로운 기술 개발에 투자할 여력까지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PF 시장 경색 지속, 공공택지 미매각 조치 등으로 인해 건설사들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자체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라며 “이런 구조적인 부분을 다시 볼 필요는 있다”고 덧붙였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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