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노위 기각한 타워노조 시정신청, 재심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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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한슬애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중앙노동위원회가 지방노동위원회의 하청노조 사용자성 기각 결정을 뒤집는 판정을 내놨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된 뒤 중노위 심판에서 지노위 결정이 바뀐 첫 사례다. 원청 건설사에 대한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가운데, 중노위까지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응 방안을 강구하는 건설업계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8일 건설업-노동계에 따르면 중노위는 지난 4일 밤 한국노총 소속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을 상대로 낸 ‘교섭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 재심신청’ 사건에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결정(초심)을 취소했다. 전남지노위는 지난 4월 타워노조의 시정신청을 기각하고 원청 건설사의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는데, 중노위가 두 달 만에 사용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심판에는 박수근 중노위원장을 비롯해 김유진, 김은청 상임위원이 공익위원으로 참여했다. 세 공익위원은 심판회의에서 내내 유사한 의견을 제시하며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노위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핵심 근거는 ‘안전 보건’이다. 중노위는 산업안전 및 작업환경 관련 사항에 한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등 하청업체가 독자적으로 유해·위험 요인을 제거하거나 안전시설을 설치·해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실제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원청의 결정에 좌우된다는 점을 판단 근거로 사용했다. 전남지노위는 초심에서 “원청 건설사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 의무조치를 취했다고 해서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는데, 같은 사건에서 정반대의 해석이 나온 셈이다.
다만 중노위는 노조가 함께 요구한 ‘원청의 임금 직불제’와 관련해서는 사용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임금 지급 방식 개선에 관한 논의는 가능하지만, 원청이 임금 사항을 직접 지배·결정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번 중노위 결정으로 노동계는 공세 수위를 한층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는 기존에 취하했던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다시 시정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타워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150여 개 사건을 지노위에 신청했으나, 4월경 대부분의 사건을 취하한 바 있다.
반면 건설사들의 대응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노위에서 사용자성이 기각돼 한숨 돌렸던 사건까지 중노위에서 뒤집히면서 행정소송 외엔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없게 됐다”며 “지노위 판정 후 중노위 재심을 준비하던 회사들은 대응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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