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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건설노조 교섭요구 공고…10대 건설사 중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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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04 06:14:32   폰트크기 변경      

서울지노위 사용자성 인정 후 한 달 여만


노조, 미공고 건설사 압박 거세질 듯


교섭 병행하며 중노위 재심, 행정소송 가능성도 


수도권의 한 건설현장./ 대한경제DB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국내 시공능력평가순위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이 하청 건설노조의 단체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했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10대 종합건설사가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물산의 이번 결정으로 다른 대형사를 향한 건설노조의 압박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3일 건설 및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의 단체교섭 요구에 따라 ‘교섭요구 사실 공고문’을 지난달 29일 사내외에 공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삼성물산을 하청 노동자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사용자로 인정한 결정에 따른 후속 절차다. 공고문 게재는 지난 4월 24일 서울지노위 판정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전국건설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 건설사를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교섭을 요구해 오고 있다. 3월부터 현재까지 전국건설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원청 종합건설사는 총 86개사다. 그 가운데 상위 10대 건설사 중 8개 사의 사용자성이 이미 인정됐다. 오는 5일에는 DL이앤씨의 심판회의도 예정돼 있다.


사용자성이 인정된 대형사들은 대부분 교섭 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대응 전략을 모색해 왔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현대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 등 시평 상위 건설사는 지노위의 판정 이후 교섭 공고를 하지 않고 있다. 타 건설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이어지고 있고, 지노위의 결정서가 아직 송달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건설업계 리딩 업체인 삼성물산의 이번 행보로 타 건설사도 교섭 공고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청 건설사가 하청 노조와 교섭 테이블에 앉는 시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한 건설사는 삼정건설, 협성종합건설, 덕진토건 등 3개 사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확정 공고까지만 이뤄졌고, 실제 교섭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 교섭 공고 이후 하청노조와의 교섭 테이블이 마련되면 타 건설사의 교섭 절차도 속도가 붙을 거라는 전망이다.

전국건설노조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공고 이행은 시평 순위 상위 업체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추후 확정 공고와 교섭 일정 조율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며 “그동안 교섭 사실을 공고한 중소 건설사도 본인들이 먼저 교섭하는 것은 부담스러워 했다. 1위 업체인 삼성물산이 교섭에 들어가면 타사의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이번 공고가 하청 노조 요구안에 대한 전면적인 수용을 뜻하는 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물산은 공고문에 “추후 교섭은 서울지노위 결정에서 실질적 지배력을 인정한 분야에 한하여 실시할 예정”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교섭 테이블 구성에는 응하지만, 향후 본격적인 협상 과정에서 교섭 범위의 한계를 철저히 다투겠다는 의미다.

또한, 하청노조와 교섭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청구를 병행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사용자성 인정 자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의 교섭 요구 공고가 다른 건설사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제 막 지노위의 판단이 나온 것이기 때문에 원청 건설사의 사용자성이 완전히 확정됐다고 말하긴 어렵다. 타워 노조 파업 사례에서 확인한 것처럼 원청 건설사는 하청 노조에 지배적 위치에 있지 않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재심 청구나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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