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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홈플러스 제공 |
[대한경제=정대연 기자]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과 MBK 공방 속에서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사실상 파산 절차에 들어섰다. 직원, 입점업체 점주, 납품업체, 투자자들까지 광범위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30일 제출한 회생계획안 수정안을 시행하기 위한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이 1000억원을 지원하는 대신 MBK 측에 보증을 요구했으나, 의견조율에 실패하면서 홈플러스는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 회생절차는 최대 9월까지 연장 가능했으나, 법원은 기간 연장의 실효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가 사실상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이들에게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된다. 홈플러스 협력사들이 1일 국민신문고에 제출한 탄원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에 상품과 용역을 제공하는 협력사는 4603곳이다. 그중 47%는 매출의 절반 이상이 홈플러스에서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홈플러스 납품 중소 협력사들의 미정산금은 평균 7억7400만원이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후순위 채권인데,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2월 기준 104억원이다. 사실상 지급이 불가능한 셈이다.
직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했다. 홈플러스와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사람은 1만2000명에 달한다. 이미 37개 점포가 영업을 중단하는 과정에서 수천 명의 직원이 고용 불안에 시달렸다. 퇴직금 지급도 불투명하다. 2일 홈플러스 본사는 6월 중순 퇴직자들의 퇴직급여를 기한 내 지급하기 어렵다고 공지했다. 근로자가 퇴직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전액 지급해야 하는 근로기준법 준수도 어려운 실정이다.
투자자들은 투자금 손실을 우려한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신청 직전까지 신용카드 대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전자단기사채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했다. 전단채 규모는 4019억원에 이른다. 납품업체들도 걱정이다. 홈플러스는 연간 3조원 규모의 농·축·수산물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산 판매액은 약 1조9000억원이다. 홈플러스라는 거대 유통망이 사라지면, 산지에서는 공급 과잉으로 판매가가 급락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14일 이내로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고 항고한다면 폐지결정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최대 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과 대주주 MBK가 의견을 조율하지 않고 있어, 홈플러스가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한다.
홈플러스 노조 관계자는 “2주라는 시간이 있지만,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정대연 기자 k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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