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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부동산 대토론회 핵심 쟁점]<금융>①서울 이주 사업장 91% 대출규제 영향권…멈춰선 재개발ㆍ재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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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21 05:00:11   폰트크기 변경      

사업성 떨어지는 소규모 사업지

대출 일으킬 수 없어 피해 집중

제2금융권 고금리 사례 늘어


서울 정비사업장 이주비 대출규제 피해 사례. /사진:대한경제 DB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정부가 이달 말 주택공급과 금융, 세제를 아우르는 종합 대책 발표를 앞두고, 지난주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의견을 수렴했다. 최대 쟁점은 금융이었다. 공급이 눈앞에 와 있는 정비사업장이 대출 규제로 지연되거나 좌초할 수 있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이미 착공 궤도에 오른 현장을 어떻게 구제할지에 대한 답이 이번 대책에 담길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 초유의 대출 규제(6ㆍ27 가계 부채 관리방안)가 시행된 이후 서울에서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장 43곳 가운데 39곳이 영향권에 들었다. 재개발ㆍ재건축 24곳(약 2만6200가구), 모아주택 등 사업지 15곳(약 4400가구) 등이다.


전체 이주 예정 사업장 10곳 중 9곳(91%)이 이주비 대출 규제로 이주 일정이 줄줄이 흔들렸고, 규제에 따른 부담이 조합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면서 사업성 악화와 분담금 증가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규제의 초점은 다주택자였다. 6ㆍ27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 지역 내 다주택자의 이주비 대출 한도(LTVㆍ주택담보인정비율)가 0%로 제한됐다. 1주택자 역시 40% 수준에 묶여 있다. 이에 정비사업지들은 부족분 마련을 위해 추가 이주비 제도를 활용을 하고 있다. 추가 이주비는 시공사가 금융기관에 신용 보강을 하면 금융사가 조합에게 대출을 실행하고, 조합이 조합원에게 대여하는 구조다.

다만 시장에서 추가 이주비 금리는 통상 기본 이주비보다 높게 설정돼 있다. 예를 들어, 기본 이주비 금리가 연 4% 내외면 추가 이주비는 여기에 가산금리가 붙어 연 6~7%로 형성된다. 필요한 추가 이주비가 1억원이고 6%인 현재 금리 수준에 최소 공사기간이 4년이라고 가정하면, 4년간 이자가 2400만원이다. 조합원당 매달 50만원의 비용을 소모해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피해가 소규모 사업지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추가 이주비가 건설사 신용을 담보로 하다 보니,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소규모 정비사업지에서는 대출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 백두진 시 부동산금융석팀장도 지난 14일 토론회에 참석해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안 좋은 지역, 소규모 지역에 투자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마포구 한 소규모재건축 사업지에서는 관리처분을 받은 1주택자가 LTV 70%를 적용받아 지난 3월 정상적으로 이주를 시작했지만, 다주택자 50여가구는 발이 묶였다. 이곳에 사정을 잘 아는 주택업계 관계자는 “조건부 1주택자가 되려면 6개월 안에 처분해야 하는데,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까지 걸려 있어 헐값 매각 외엔 방법이 없다”고 귀띔했다.

중랑구에 모아타운 사업지 두곳은 사정이 더 열악하다. A구역은 다주택자가 90명을 넘지만 뚜렷한 조달 방안이 없고,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까지 겹치며 시공사가 지급 보증 불가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다주택자 70여명을 둔 B구역 역시 시공사가 보증 불가 뜻을 내비쳤다.


이 조합 관계자는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아 놓고 이주 단계에서 멈춰 서는 건 조합원 입장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일일 것”이라며 “향후 시공사가 추가 이주비 보증을 받는다고 해도 현재 전셋값 수준의 집으로 옮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일부 재개발ㆍ재건축 현장도 예외가 아니다. 양천구의 한 단독 재건축 사업지는 총 이주비를 2300억원으로 책정했는데, LTV가 아예 나오지 않는 소유자가 106명에 이른다. 250억원 규모의 시공사 보증 추가 이주비를 협의할 예정이지만 금리는 기본 이주비(4%)보다 2%포인트 높은 6% 수준이다. 조합 측은 고금리 이자 부담이 그대로 이주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관악구의 재개발 구역은 오는 10월 이주가 목표다. 그러나 LTV 0%인 다주택자가 110명으로 추산된다. 시공사와 추가 이주비 보증을 협의 중이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다. 시공사 지급 보증은 회계상 채무로 잡히는 만큼, 기존 수주 사업장의 조달 규모와 신용평가 하락 가능성까지 따져야 해 구역 전체를 떠안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설명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곳 계약서상 시공사 보증은 임의 사항이라 강제할 수단이 없다”며 “조합원 1인당 이주비가 6억3000만원 수준인데, 이자 부담이 3~4%포인트 더 붙으면 개별 부담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고 했다.

사업 방식에 따라 부담의 결도 다르다. 조합 방식은 신용도가 높은 일부 건설사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공사가 고금리 조달에 기대야 해 조합원 부담이 커진다. 신탁 방식은 추가 이주비 대출금이 신탁사 고유 계정 차입금으로 잡혀 부채 비율에 반영된다. 이런 탓에 신탁사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에서 이주에 필요한 전세 보증금을 기본 이주비만으로 맞추기 어려운 구조가 굳어지면서, 부족분을 제2금융권 등 고금리 자금으로 메우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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