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하던 조합들 일제히 입찰 재개
서울 12곳…모아타운 사업도 가세
강동ㆍ은평 등 지자체 인허가 지원
서울시 용적률 완화에 하반기 기대
공사비 급등ㆍ분담금 부담은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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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6ㆍ3 지방선거 전까지 숨죽였던 가로주택 정비사업장들이 올 상반기가 끝나기 무섭게 시공사 선정 공고를 쏟아내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정책 변경 가능성을 우려해 총회와 입찰을 미뤄왔던 조합들이, 선거가 끝나고 불확실성이 걷히자 일제히 발주에 나선 결과다. 국토부와 지자체가 소규모 주택정비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어 하반기 수주 시장은 한층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9일 <대한경제>가 조달청 등에 게시된 가로주택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전수 조사한 결과 올해 6월3일 지방선거(제9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이후 지난 7일 현재까지 전국에서 24곳이 공고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지난 6월3일 전까지 5개월여 동안 40곳이 공고를 올린 것과 비교하면, 선거가 끝나자 불과 약 두달 만에 상반기의 절반 이상이 시공사 입찰을 개시한 것이다. 조합설립 인가를 마치고도 발주를 미뤄뒀던 구역들이 한꺼번에 입찰에 뛰어들면서 7~8월 들어 공고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곳으로 절반을 차지했고, 이어 부산 5곳, 인천 2곳, 부천 2곳, 아산 1곳, 광주 1곳, 정읍 1곳 순이었다. 특히 서울에서는 중랑구, 강동구, 강북구, 성북구 등 노후 연립ㆍ다세대 밀집지에서 발주가 두드러졌다.
주택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 단위로 개발하는 모아타운 사업지 내 입찰도 잇따랐다. 강동구 둔촌2동 모아주택2구역, 서대문구 천연동 89-16번지 일대 모아타운, 강서구 화곡6동 957-1 일대 모아타운 A1구역, 중랑구 중화역2의6구역과 중화역3의5구역 등이다.
이밖에 임대주택을 일정 비율 이상 확보하면 용적률 완화와 함께 사업비의 일부를 저리 기금으로 융자받을 수 있어 LH 참여형을 중심으로 발주도 이어지고 있다.
재개발ㆍ재건축이 정비구역 지정, 안전 진단 등에서 수년씩 발목을 잡히는 사이, 절차가 짧은 가로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노후 저층 주거지가 늘어난 점도 발주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과 추진위원회 구성 절차가 생략돼 조합설립 이후 곧바로 시공사 선정에 나설 수 있다.
절차가 간결한 만큼 정책 방향에도 민감해 상반기에는 선거 결과를 지켜보려는 관망세를 보이다가, 선거가 끝나고 자치구 지원 기조가 확인되자 미뤄뒀던 절차를 서둘러 진행하는 모습이다.
실제 지방선거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정비사업을 통틀어 지원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서울 강동ㆍ은평구 등 상당수 자치구가 선거 직후 구청장 직속 전담 조직을 신설해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단축에 나섰고, 성북구, 구로구 등도 정비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 공급의 핵심 수단이 정비사업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지원하는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도 개선도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모아주택ㆍ모아타운 사업성과 추진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역세권과 간선도로변 일정 요건을 갖춘 곳은 준주거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고, 7층 이하 제2종 일반 주거지역에서 추진하던 가로주택 사업은 ‘평균 13층 이하’ 규정을 삭제하는 등 심의 문턱을 낮췄다.
발주 증가가 곧 사업 순항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현재 정비사업에서 전체 사업비의 70% 가량이 공사비인 만큼 최근 급등한 공사비가 조합원 분담금으로 전가되면 사업이 멈춰설 수 있다. 주로 중견ㆍ중소 건설사의 참여가 두드러지는 소규모 정비사업 특성상, 업체의 재무 여력을 둘러싼 우려와 조합 운영 분쟁 등이 고질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박 교수는 “소규모 정비사업은 역세권 수준으로 용적률 상향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사업성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공사비가 너무 많이 오른 상황에서는 얼마만큼 일반 분양분을 낼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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