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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성과주의 역설] ①‘같은 회사, 같은 보상’…DX노조 무리한 요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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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11 05:00:10   폰트크기 변경      

그래픽:대한경제


성과주의·교섭 원칙 놓고 노노갈등…8월 21일 서초사옥 집회 예고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내부에선 오히려 ‘성과급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메모리 호황으로 반도체(DS)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반면, 스마트폰·가전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원가 상승과 수요 둔화의 직격탄을 맞으며 적자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9조4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DS부문이 89조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DX부문은 8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DS부문 일부 직원의 성과급은 최대 6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나, DX부문과 CSS사업팀 직원에게는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DX부문 직원 중심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은 ‘같은 회사, 같은 권리’를 내걸고 보상체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7월 수원사업장 앞에서 약 7000명이 참여한 대규모 집회를 연 데 이어, 오는 21일 서울 서초사옥 앞 집회를 예고했다.

재계 안팎에선 성과급 격차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지만, 이를 곧바로 ‘불공정’으로 규정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성과급은 사업부별 경영성과와 이익 기여도 등을 반영해 보상 수준을 달리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사업부문별 경영성과를 반영해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 임금협약에서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의 재원은 노사가 합의한 사업성과의 10.5%로 정해졌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도 유지된다. 반면 DX부문과 CSS사업팀에는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키로 했다. 이번 보상 격차가 노사가 교섭 과정에서 사업부별 성과와 재원을 반영해 합의한 결과라는 의미다.

DX부문이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을 받은 배경에도 사업 실적이라는 변수가 있다. 올해 2분기 DX부문은 부품 가격 상승과 수요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DS부문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냈다. 

더 큰 문제는 보상 갈등이 사내 복수노조 간 주도권 경쟁으로 번지면서 조직 갈등이 구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에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동행노조 등 복수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3만명을 넘어 DX부문 전체 인원의 58% 이상을 차지하는 조직으로 커졌다. 지난 4월 말 3000여명 수준에서 수개월 만에 10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기존 과반 노조였던 초기업노조가 DS부문 중심으로 임금협약 잠정합의를 추진하자 DX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동행노조는 잠정합의 과정에서 투표 절차와 투표권 배제 문제 등을 제기하며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초기업노조 소속 비반도체 인력의 이탈이 이어지면서 한때 7만6000여명으로 창사 이후 첫 과반노조가 됐던 초기업노조는 지난 4일 기준 5만3825명으로 줄어 과반 지위를 잃었다.

초기업노조는 내년 임금교섭에서 공동교섭단을 꾸리지 않고 단독 교섭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DS와 DX가 각각 초기업노조와 동행노조를 중심으로 결집하면서 내년도 임금교섭이 사업부문별 이해관계를 앞세운 형태로 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성과급 격차가 사업부문별 노조의 세력 경쟁으로 번질 경우 문제는 올해 보상 수준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AI 메모리 호황으로 DS부문 실적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동시에 메모리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가전의 원가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의 구조적 성격도 강하다.

이 때문에 이미 확정·이행된 임금협약을 다시 뒤집기보다, 보상체계 자체에 대한 논의는 내년도 임금교섭에서 다루는 것이 노사 모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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