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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동행노조 홈페이지 |
법원도 가처분 기각…3445억 자사주 지급 마쳤는데 ‘합의 백지화’ 몽니
해외 생산기지·재고 여력에 파업 지렛대도 제한적…“내년 교섭에서 풀 문제”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동행노조는 오는 21일 서울 서초사옥 앞 집회에서 △DX부문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수준의 보상 △2027년 성과급 재원의 사전 확보와 공개 △2026년 임금교섭 전면 백지화 및 재교섭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문제는 이 요구의 핵심인 ‘2026년 임금협약’이 이미 체결되고 이행까지 끝났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 임금교섭을 시작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과 두 차례 사후조정을 거쳤다. 지난 5월에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73.7%의 찬성으로 합의안을 최종 가결했다. 동행노조 역시 당초 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공동교섭단을 구성해 협상에 참여했지만, 잠정합의안이 나오기 전인 5월 4일 교섭단에서 이탈했다.
이후 법적 절차에서도 기존 협약의 효력을 멈추기는 어려웠다. DX부문 일부 직원이 제기한 임금·단체교섭 중지 가처분은 교섭 요구안에 중대한 하자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동행노조가 제기한 잠정합의안 효력정지 신청은 각하됐고, 정식 임금협약의 효력정지 신청 역시 기각됐다.
그 사이 노사 합의에 따른 보상은 이미 지급됐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8일 DX부문·CSS사업팀 직원 4만9345명에게 1인당 22.65주, 현금 환산분을 포함해 약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했다. 회사가 처분한 자사주는 총 108만3434주로, 7월 6일 종가 기준 약 3445억원 규모다. 기준인상률 4.1%와 성과인상률 2.1%를 합한 임금 6.2% 인상과 사내 주택대부 신설, 출산 경조금 확대 등 전사 공통 처우 개선도 함께 시행됐다.
동행노조가 추가로 요구하는 ‘1인당 자사주 1000주’는 기존 지급 규모와도 큰 차이가 있다. 지난달 지급된 1인당 22.65주와 비교하면 약 44배다. 7일 종가인 26만2500원을 적용하면 1000주는 약 2억6250만원에 해당한다. 이를 자사주 지급 대상인 4만9345명 전체에 적용하면 약 13조원으로, 지난달 지급액의 약 38배에 달한다. 단순한 보상 확대를 넘어 회사의 인건비·자본배분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투쟁의 실효성을 뒷받침할 물리적 지렛대도 약하다는 평가가 있다. 휴대폰 생산은 대부분 베트남 법인이 맡고 있고, 가전 역시 광주·멕시코 공장이 중심이다. 설사 완전 파업으로 번지더라도 재고 여력이 있어 에어컨 성수기 정도를 제외하면 즉각적인 생산 차질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결국 이번 집회의 실효성은 당장 기존 협약을 뒤집는 데 있다기보다 내년 임금교섭을 앞두고 보상체계 개편 의제를 선점하는 데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이미 체결되고 이행까지 끝난 협약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것은 노사관계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노동법 전문가는 “노조가 성과급 산정 방식이나 보상체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이미 적법한 절차를 거쳐 체결되고 이행된 협약을 같은 사안으로 다시 뒤집으려면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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