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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정부가 부실시공 방지와 감리 책임성 강화를 위해 도입한 ‘국가인증감리제’가 이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시범사업을 통해 첫선을 보인다.
입찰 심사에서 우수기술인을 배치할 경우 부여되는 가점은 ‘0.1점’으로 확정됐는데,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종합심사낙찰제 특성 상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시각과, 소수점 차이로도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3일 건설사업관리(CM) 업계에 따르면 조달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인증감리제 적용 시범사업 종심제 심사기준(안)’을 공개했다. 대상은 공사 난이도와 착공 시기 등을 고려해 선정한 LH의 이달 발주분 10개 프로젝트다.
개정안에 따르면 종심제 심사항목 중 ‘사회적책임’ 분야에 ‘우수건설기술인 보유(가점)’ 항목이 신설돼 최대 0.1점이 부여된다. 국토교통부 국가인증감리제에 따라 지정된 우수기술인을 입찰에 1명 배치하면 주어지는 점수로, 책임ㆍ분야별 기술인 구분 없이 적용되며 공동수급체 참여지분율에 따른 차감도 없다.
다만, 가점 총점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인력고용’ 가점 한도는 최대 2점에서 1.9점으로 0.1점 하향 조정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우수건설기술인을 우대하겠다는 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이번에 0.1점 가점 항목을 신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0.1점 신설을 두고 CM업계의 체감 온도는 각 사의 수주 전략과 이해관계에 따라 양분되는 모습이다.
우선 대형 프로젝트나 박빙 승부에서는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형 CM업체 관계자는 “종심제에 참여하는 상위권 업체들의 정량평가는 사실상 만점에 수렴하는데, 컨소시엄 내 감점이 있거나 근소하게 밀릴 때 지분율 삭감 없는 0.1점은 심사위원 1명의 영향력을 갖는다”며 “특히 용역비 규모가 큰 대형 사업장일수록 0.1점이 지닌 무게감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CM업체 관계자 역시 “통상 용역평가 결과 등에서 점수 차가 미세하게 벌어지는데, 0.1점 가점을 온전히 확보한다면 수주 판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우수건설기술인을 보유하지 않은 업체들은 즉각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가점에서 배제되는 것은 물론, 기존에 챙기던 ‘인력고용’ 가점 한도마저 2점에서 1.9점으로 깎여 이중 손해를 보게 됐다는 이유에서다.
한 CM업체 관계자는 “우수인력이 없다는 이유로 입찰 출발선부터 0.1점 뒤처진 채 경쟁해야 하는 셈”이라며 “가점 총점 유지를 위해 인력고용 항목 점수를 깎은 탓에 멀쩡한 기존 고용 경쟁력 점수까지 깎이게 생겼다”고 성토했다.
0.1점 가점이 당락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엇갈린 반응도 만만찮다.
또 다른 CM업체 관계자는 “당초 업계가 강하게 반발했던 것에 비하면 조달청이 수위를 대폭 낮춰 조율한 편”이라며 “정성평가나 제안서 점수 차이를 감안할 때 0.1점 수준은 업계가 감내할 만한 최소한의 타협선”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업계 전반에서는 0.1점의 유불리를 떠나, 첫 단추를 꿴 국가인증감리제 자체가 현장 실무와 겉도는 ‘탁상공론’에 지나지 않는다는 냉소적 기류가 지배적이다.
한 CM업체 관계자는 “우수건설기술인 선정 기준부터 현장 운영 방식까지 구조적 허점이 수두룩해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며 “인력 1명을 배치한다고 해서 현장 안전이 담보되는 게 아닌 만큼, 개인에게 매달리기보다 안전ㆍ품질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쪽으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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