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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영’… “가능성을 넘어선 창조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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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0-18 16:06:41   폰트크기 변경      
이건희 회장 3주기 맞아 한국경영학회 추모 학술대회 개최

초일류 기업 도약 위한 변화ㆍ혁신 재확인


18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참석자들이 이건희 회장 신경영 선언과 관련한 영상을 보고 있다. / 사진 : 한형용기자 je8day@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고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3주기(10월25일)를 맞아 18일 열린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는 ‘삼성의 미래와 도전’을 주제로 논의가 이어졌다.

삼성글로벌리서치가 후원한 국제학술대회는 이 선대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재조명하고자 마련됐다. 세션은 △기술 △전략 △인재 △상생 △신세대 △신흥국에 전하는 함의 등 6개 분야를 통해 진행됐다.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 교수
우선 스콧 스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 교수는 이 선대회장의 유산을 ‘가능성을 넘어선 창조’의 리더십으로 재정의했다. 스콧 스턴 교수는 “반도체, 모바일, 디스플레이 등 세 분야에서 삼성이 이룩한 성공 사례 연구를 연구해보니 경제ㆍ지정학적 불확실성의 시대에 이 선대회장의 ‘가능성을 넘어선 창조’는 삼성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능성 그 이상을 보기 : 깊은 성찰에 기반한 역동적인 미래 비전 구축 △가능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역량 강화 : 기술의 경계를 개척할 수 있도록 혁신과 디자인 모두에 역량을 지원하고 투자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기 :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과감하고 대담한 전략적 선택 추진 등 3대 핵심 사항을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이 미래 리더십을 지속하기 위한 전략까지 도출했다고 평가했다. 주요 전략은 △깊은 탐구와 성찰에 대한 보상을 주는 사고방식 및 조직문화 육성 △디자인과 혁신 역량에 대한 탐색적 투자를 장려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결단력 등이다.

스콧 스턴 교수는 “이 선대회장의 선견지명, 기술과 지원 및 투자로 가능성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경영대 교수
리타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경영대 교수는 ‘비즈니스 대전환 시대의 성장 전략’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리타 맥그래스 교수는 “이 선대회장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쟁 상황을 간파하고 ‘신경영’ 체계를 정립,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성공했다”며 “오늘날의 성공전략이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경쟁 우위에는 수명주기가 있고, 주기도 짧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영원한 위기 정신, 운명을 건 투자, 신속하고 두려움 없는 실험, 실패는 학습의 일부 등 오늘날의 성공 전략과 완전히 일치하는 방식으로 ‘신경영’ 수립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방안도 제안했다. 리타 맥그래스 교수는 “경쟁 우위는 지속되지 않으며, 변화는 이상한 게 아닌 안정이 이상한 것이다. 속도가 경쟁 우위이며, 비허가형 조직을 탈바꿈할 수 있어야 한다”며 “리더십은 미래 기회를 찾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하며, 변곡점이 발생했을 때에는 단호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앞으로 ‘신경영’을 계승하는 동시에 현 시점에 맞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 교수
패트릭 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경영대 교수는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은 전략적 인사의 5개 요소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고 평가했다. 패트릭 라이트 교수는 “목표와 비전 분야에서 핵심가치 중 인재 제일을 통해 사람과 기술을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목표 제시했다. 비즈니스 전략도 제품의 저비용 생산자에서 혁신적인 기술을 선도하는 회사로 전환이라는 비즈니스 전략을 명확히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 역량은 혁신적인 기술을 위한 R&D 역량에 집중 투자, 인재는 R&D 및 리더십 부분에서 세계적 인재 확보를 추구, HR 제도는 성과주의 등 해외 HR 제도 중 최고의 제도들을 혼합했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 환경과 일하는 방식에도 시사점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HR 역량 모델을 통해 새로운 HR이 갖춰야할 5가지 역할인 비즈니스 가속화, 정보 동원, 인적 역량 향상, 협업 촉진, 복잡성 단순화를 제시하고 5가지 과제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비용 생산자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이끈 지금까지의 성공 요소가 반드시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완 카네기멜런대 경영대 교수
김태완 카네기멜런대 경영대 교수는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탁아소 윤리학’을 설명했다. 삼성의 신경영이 품고 있는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윤리적 정신의 재발견이다.

김 교수는 삼성의 어린이집 사업에서 보여진 윤리경영 특징 3가지를 화두로 꺼냈다. 윤리를 이윤의 도구로 생각하는 게 아닌 윤리 그 자체를 목적으로 둔 사회공헌이자 기업 홍보를 목적으로 한 사회공헌이 아닌 달동네를 위한 윤리적 동기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 번 돕고 마는 것이 아닌 교육과 인재 양성을 핵심으로 둔 사업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미래 전략을 위한 AI(인공지능) 윤리를 제안했다. 김 교수는 “과거 신경영 발표 당시 혁명적이었던 주장은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에 반론도 많았지만 결국 앞선 투자가 성공의 열쇠로 작용했다”며 “향후에는 디자인 혁명에 버금가는 AI 윤리의 혁명이 곧 찾아올 것이며, 준비된 기업과 아닌 기업은 큰 차이를 보게 될 것이다. 향후 AI(인공지능) 윤리가 중요해지는 만큼 관련 인재를 발굴하고 삼성 내부에 윤리 전문가로 이뤄진 지속가능경영 전담팀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교수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과학대 교수는 미래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2의 신경영’ 도입을 제안했다. 구 교수는 “삼성은 퀄리티, 변화ㆍ혁신, 글로벌, 사람 중심의 신경영 전략이 있다”며 “신세대 시각에서 강점으로 부각 가능한 DNA”라고 말했다. 이어 “빅데이터(구정우 교수의 소셜빅데이터 랩) 분석 결과, 과거 대비 삼성에 대한 신세대의 전반적 관심도는 줄어들었으나, 삼성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은 증가 추세”라며 “배경은 기술력, 인재 중심의 조직문화 변화 추진, CSR 활동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제2의 신경영’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디지털 역량을 갖춘 리더십과 팔로워십 장착(디지털 경영) △1인 10색의 취향 시대에 부합하는 상품과 서비스 제공(개성 경영) △세대 간 차이를 초월하는 공동의 목표를 지향(콜라보 경영) △사람 중심 그리고 인간 존엄성을 최우선으로 신경영을 업그레이드(인권 경영)을 제시했다.

부탄투안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교수
부탄투안 베트남 풀브라이트대 교수는 삼성의 신경영은 신흥국 기업의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부탄투안 교수는 “삼성은 글로벌화에 힘입어 국내 대표 기업에서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빠르게 변모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성공은 다른 선도 기업들을 앞서기 위해 ‘기술’에 있어 파괴적 변화 과정을 활용한 데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변화에 대응할 신경영 진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부탄투안 교수는 “삼성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스마트폰’ 시장은 축소되고 있으며, 베트남 등 신흥국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신(新) 경영’에 대한 고찰이 긴요하다”며 “지속적 ‘혁신’을 통한 신기술 경쟁에서의 우위 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무대에 올라 3주기 추모 공연을 했다. 백건우는 2000년 삼성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이 선대회장은 생전 백건우의 해외 연주 활동을 후원해왔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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