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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 계열 3사 노림수 따로 있나…롯데ㆍ태영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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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4-07-10 05:00:13   폰트크기 변경      
LH 턴키 일정 지연 불가피…‘신용등급 강등’ 태영, PQ 박탈 위기

안산장상 국도42호선 자하차도 건설공사 위치도. /사진= LH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극동건설이 코오롱글로벌 상사부문의 입찰 담합 관련 ‘광주송정-순천 철도건설 3공구’ 설계심의 결과에 불복해 최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낸 여파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토목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관련 사업에 출사표를 내민 롯데건설과 태영건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안산장상 국도42호선 지하차도 건설공사’는 이미 금광기업 컨소시엄이 입찰서를 제출하지 않아 유찰됐고,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공사’도 입찰서 마감일까지 가처분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남광토건 컨소시엄이 발을 뺄 가능성이 높다. (▷7월9일자 본지 7면 ‘입찰담합 설계심의 후폭풍…LH로 불똥’ 참고)

이들 사업에는 극동건설과 금광기업, 남광토건 등 세운건설 계열 3사가 힘을 합쳐 각각 명함을 내민 상태다. 시장 안팎에서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따른 신용등급 강등으로 신규 입찰에 나서기 힘든 태영건설의 상황을 교묘하게 악용한 노림수가 아니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H의 ‘안산장상 국도42호선 지하차도 건설공사’가 금광기업 컨소시엄의 이탈로 재공고 수순을 밟게 되면서 앞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 나선 롯데건설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합동사무소에 투입된 인력 운용 등에 비상등이 커지면서다.

이 사업 설계심의를 위한 기본설계는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계획대로라면 기존 합사 인력을 후속 프로젝트 추진 등에 활용해야 하지만, 재공고에 따른 입찰서 제출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재공고 기간 기존에 설계했던 주요 사항들이 노출될 우려도 제기된다. 자칫 보완설계 등을 위한 추가적인 인력 또는 비용 투입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수주 계획에도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일정이 뒤로 밀리면서 최종 입찰 결과도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롯데건설은 올 초 ‘수서-광주 복선전철 3공구 건설공사’를 수주한 것 외에는 기술형입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는 광주송정-순천 철도건설 제1ㆍ4공구에 컨소시엄 구성원사로 이름을 올렸으나 고배를 마셨고, 대표사로 나선 ‘계양-강화 고속도로(7공구)’는 단독 입찰에 따른 유찰이 반복되면서 벌써 네 번째 공고를 진행 중이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의 경우 시공능력평가액 10대사 간 공동도급을 2개사로 제한하면서 참여 의사와 관계 없이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금광기업의 행보가 야속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턴키의 경우 합사를 꾸려 사람을 투입하고 프로젝트 단위로 계속 돌려야 되는데 난감하게 됐다”며 “연내 수주 여부를 가리는 일정이었는데, 이마저도 지연될 공산이 커 경영목표 달성에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공사 위치도. /사진= LH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공사’에 출사표를 던진 태영건설은 이보다 더 암울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극동건설의 가처분 신청 결과가 늦어질수록 해당 사업도 유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남광토건 컨소시엄이 한국종합기술과 손을 맞잡은 만큼 금광기업과 같은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큰 탓이다.

문제는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이 대표사로 나설 수 있는 기준 이하로 강등되면서 재공고가 이뤄지더라도 PQ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다는 점이다.

극동건설이 가처분 신청을 낸 뒤 세운건설 계열 3사가 LH 턴키를 중심으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두고 이 사업 수주를 위한 전략적 행보가 아니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 신청 전에 뛰어든 사업이어서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었는데, 맥이 풀린 상태”라며 “막바지 단계인 기본설계에 투입된 비용도 60~70억원에 이르는데, 자칫 손실로 떠안게 될 우려도 크다”고 토로했다.

세운 계열 3사 한 관계자는 “아직 입찰서 제출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극동건설의 가처분 신청 결과를 보고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경민 기자 wi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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