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태영건설 어쩌나…세운건설 계열 3사 행보에 ‘낙동강 오리알’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4-07-26 05:00:21   폰트크기 변경      
과천 우면산간 도로공사 유찰로 PQ 박탈 위기…남광ㆍ금광ㆍ극동 향한 비판 잇따라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공사 위치도. /사진= LH


[대한경제=백경민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에서 PQ(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 뒤 입찰에 불참해 유찰되는 사태가 또 발생했다.

설계가격 6130억원 규모의 ‘과천 우면산간 도시고속화도로 이설(지하화) 공사’에 남광토건 컨소시엄이 정작 입찰서를 내지 않아 이번 입찰을 준비해온 태영건설 컨소시엄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에 따른 신용등급 하향으로 재공고 시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25일 LH에 따르면 턴키 방식인 이 공사에 대한 입찰서 접수를 마감했으나 남광토건 컨소시엄의 이탈로 재공고 수순을 밟게 됐다.

남광토건 컨소시엄은 최근 LH에 입찰서를 내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PQ 접수 후 6개월이 지나고 유찰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공사 지연은 불가피하게 됐다.

앞서 설계가격 2751억원 규모의 ‘안산장상 국도42호선 지하차도 건설공사’도 PQ를 통과한 금광기업 컨소시엄이 발을 빼면서 유찰된 바 있다.

기술형입찰에서 이런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인데, 최근 LH의 턴키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들 입찰의 컨소시엄에는 남광토건과 금광기업을 비롯해 극동건설까지 모회사인 세운건설 계열 3개사가 참여하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입찰서 제출을 앞두고 발을 뺀 명분은 코오롱글로벌과 한국종합기술이 과거 받아든 입찰 담합 관련 과징급 납부 사실 때문이다.

극동건설은 ‘광주송정-순천 철도건설 3공구’를 두고 코오롱글로벌과 경쟁 끝에 고배를 마셨다. 이 과정에서 코오롱글로벌 상사부문의 입찰 담합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후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설계심의 감점 대상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이에 불복한 극동건설은 끝내 법원으로 향했다. 이후 금광기업과 남광토건도 각 컨소시엄 내 한국종합기술이 참여했다는 이유로 극동건설의 가처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며 LH 턴키에서 모두 돌아섰다.

태영건설은 이 여파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워크아웃 전후로 신용등급이 주관사로 나설 수 있는 기준 이하로 강등되면서 당장 재공고가 이뤄지면 입찰에 나설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로서는 비주관사로도 명함을 내밀 수 없는 상태여서 울며 겨자먹기로 이번 입찰에서 손을 떼야 하는 처지다.

LH는 재공고 일정을 검토 중인 가운데, 시장 안팎에서는 세운건설 3개사의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기 높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포장했을 뿐 태영건설이 처한 상황을 교묘하게 악용했다고밖에 보이지 않고, 시장의 물을 흐리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사업 지연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지나. LH 입장에서는 관련 규정상 페널티를 줄 수도 없어 골치가 아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광토건은 지난 2022년 국가철도공단의 턴키 ‘여주-원주 복선전철 건설공사 2공구’에서도 PQ 제출 후 입찰서를 내지 않은 전력이 있다.


백경민 기자 wis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프로필 이미지
건설산업부
백경민 기자
wiss@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