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K-푸드 페어 일반 소비자 체험 행사에서 현지 방문객들이 한국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 aT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한국 식품기업들이‘한류 불모지’로 꼽히던 유럽 상륙작전에 성공했다. 유럽은 자국 제품을 선호하고 한국과 지리적, 문화적으로 거리감이 커 시장 규모가 큰데도 미개척지로 분류됐지만, K-콘텐츠 인기와 한식의 건강식 이미지 덕에 수출 문이 넓어지고 있다.
27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10년 만에 한국 식품의 유럽 수출 실적이 2배 성장했다.
올해(1∼9월) 유럽향 한국 식품 수출액은 6억4110만 달러로 유럽 진출 초기였던 2014년 같은 기간(2억6770만달러) 대비 2.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수출 물량은 10만4448t에서 21만2297t으로 2배가량 늘었다.
직전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썼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성장 폭이 크다. 지난해(1∼9월) 수출액(5억530만 달러), 수출 물량(7만7446t) 대비 각각 19.6%, 26.9% 늘었다.
품목별로는 △소스 △김치 △라면 등 수출이 크게 늘었다. 소스류 수출액은 2240만달러로 지난해(1610만 달러) 대비 38.8% 늘었다. 김치는 지난해 1310만달러 수출하던것에서 올해 1740만달러가 수출되며 33.1% 증가했다. 라면은 수출 물량에서 압도적이다. 9월까지 누적 3억4576t이 수출되며 지난해(2억4430t) 대비 41.5% 늘었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라면이나 소스가 건강하지 않은 가공식품으로 여겨지지만, 유럽에서는 미국이나 현지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하다고 인식된다”며 “가공식품으로 만든‘한식 다이어트’식단이 인기를 끌고 비건, 제로 칼로리 상품 등으로 차별화한 것도 인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유럽 내 한국 식품 소비가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세계 최대 식음료 시장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유럽 식품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2조4156억달러로 중국(1조8250억달러), 미국(1조3875억달러)보다 큰 최대 시장이다. 그동안 수출 발목을 잡았던 검역 협상도 연이어 마무리됐다. 지난해 국내산 삼계탕과 냉동치킨, 만두 등 열처리가금육 제품에 대한 검역위생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연간 2000만 달러의 추가 수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동물유래 가공식품수출이 원천 금지된 유럽연합(EU) 규정에 맞춰 한국 식품기업들도 식물성 원재료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중이다.
아울러 빠르면 올해 말부터 한국 식품기업의 유럽 내 생산공장이 가동되면서 현지 입맛과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등 주요 식품기업의 유럽 매출 목표만 2조원대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식품 원재료뿐 아니라 포장 패키지까지 ESG 요소를 강조하고 있어 여기에 대응할만한 설비, 연구 인력을 갖춘 기업들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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