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장 건설 보조금 위태
IRA 폐기 땐 배터리업체들 타격
조선ㆍ방산ㆍ원전, 수주 확대 기대
도널드 트럼프 재선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분야별 영향. / 표 :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
[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미국 대선이 트럼프의 승리로 마무리되면서 한국 산업계가 격동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강력한 보호무역 기조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기치로 내건 ‘트럼프노믹스 2.0’이 현실화되면서, 한국 주력산업의 미래가 암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업계는 직격탄이 예상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반도체 지원법은 정말 나쁜 거래”라며 노골적인 불편함을 드러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로부터 확보한 수조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건설 보조금이 먹구름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 실장은 “반도체 지원법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터라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전기차·배터리 산업은 더욱 심각하다. “전기차로 인해 미국 일자리가 30%가량 줄었다”는 트럼프의 시각은 한국 전기차·배터리 업계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IRA 폐기 또는 축소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재생에너지 분야도 위기다. 트럼프의 ‘화석연료 부활’ 공약은 한국의 태양광·풍력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모든 산업이 위기는 아니다. 조선과 방산 분야는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LNG·석유 증산 정책은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ㆍ액화석유가스(LPG)선 건조 강국인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
방위산업도 수혜가 예상된다. 트럼프의 ‘자주국방’ 강화 기조는 한국 방산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 발전 분야 역시 규제 완화 정책에 힘입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트럼프노믹스 2.0 시대, 한국 산업계의 생존 키워드는 ‘선제적 대응’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만큼, 각 산업별 맞춤형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주문한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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