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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정한 인사, 세종시의 미래를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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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0 07:36:41   폰트크기 변경      

 고준일 前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인사는 단순한 절차가 아니라, 한 조직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적재적소에 능력 있는 인재를 배치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행정기관의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종종 특정 인물에 대한 ‘사천(私薦)’, 즉 개인적 인연이나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면서 공정성이 훼손되곤 한다. 이는 결국 시민들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최근 박영국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은 공정한 인사의 중요성을 다시금 상기시켜 준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재단의 대표이사 공개 모집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적 문제가 확인됐다.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핵심 자료인 ‘자기검증기술서’가 면접 심사 자료로 제공되지 않았음에도, 세종시와 재단 측은 마치 이를 통해 검증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또한, 감사원의 징계 요구 이력이 있는 박 대표이사와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또 다른 후보자의 문제점이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한 행정적 실수가 아니다. 이는 공정한 절차를 무시하고, 정당한 검증 과정을 생략한 채 특정 후보자를 임명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고, 세종시의 인사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드는 위험한 행태다.

특히 이번 사안은 일반직급의 직원이 아닌 ‘대표이사’라는 중요한 직책을 두고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문화관광재단은 세종시의 문화·관광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표이사의 도덕성과 행정 능력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그가 추진하는 사업이 과연 시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까?

이제 세종시는 다시는 이런 논란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인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심사 과정에서 검증 자료가 누락되거나 조작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하며, 심사위원들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인사 청문회와 같은 공개 검증 절차를 도입해 시민들에게 인사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인사는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오직 ‘세종시민’을 위한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정한 인사야말로 신뢰받는 행정의 출발점이다. 세종시의 인사 시스템이 논란의 대상이 되어 흔들려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세종시가 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원칙을 확립해 나가길 기대한다.

고준일 前 세종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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