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인증기관 관리ㆍ교육 시급
日 등 해외 사례 적극 참조해야
[대한경제=김민수 기자]저품질의 복공판이 현장에 공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국가적으로뿐 아니라 업체 스스로 철저한 품질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는 업체 및 시험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과 복공판에 대한 한국산업표준(KS) 마련 필요성도 제기된다.
복공판은 주재료인 무늬H빔형강 4∼5개를 종방향 맞대기 이음으로 용접해 1개의 완제품을 만든다. 이러한 맞대기 용접 방식은 용입(용접의 깊이)이 3㎜ 이하여서 장기간 차량 이동 시 용접 파단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 때문에 맞댐 용접부위에 높은 수준의 피로성능이 요구된다.
업계에서는 복공판의 피로성능시험을 주관하는 시험인증기관에 대한 관리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ㆍ공립대학 산하 연구소뿐 아니라 한국인정기구(KOLAS) 인정을 받은 민간시험기관에 복공판 품질시험을 맡기고 있지만, 측정 장비가 없이 육안검사 등으로 시험성적서를 발급하고 있어서다.
복공판 업계 관계자는 “복공판 업계가 워낙 영세하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시험에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편은 아니다”며, “국토부가 기준만 만들 것이 아니라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미흡한 기관 및 업체에 대한 제재 및 교육 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일본은 복공판 품질관리 선진국으로 꼽힌다. 일본 철강사들은 3m 복공판에 주로 ‘192ⅹ198ⅹ6ⅹ8㎜’ 규격의 무늬H빔형강을 쓴다. 국내 철강사들이 2m 복공판에 주로 쓰이는 ‘190ⅹ197ⅹ5ⅹ7㎜’ 규격을 3m에도 쓰는 것과 차이가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 국가적으로 품질관리를 하지는 않지만, 업체별로 품질관리 규정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의 ‘히로세’라는 가설재 제조회사가 대표적이다. 자체 품질검사, 이력제 등을 통해 복공판 중고제품의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
이명재 중앙대 명예교수는 “바뀐 기준과 유지관리지침을 가이드라인 삼아 우리나라도 일본의 복공판 상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복공판을 공산품처럼 KS 표준화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시된다. 현재 복공판을 만드는 자재에 대한 KS 기준이 있지만, 복공판 품질과 관련한 구조, 성능, 시험방법 등에 대한 KS는 없다. 앞서 국토부는 한국비계기술원, 한국가설협회 등을 통해 복공판에 대한 KS 표준화 작업을 추진한 바 있으나 무산된 바 있다.
김민수 기자 km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