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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정책 판을 바꾸자]<상>② 수도권 ‘똘똘한 한 채’ 쏠림 심화…지방 건설 생태계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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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1-12 06:00:50   폰트크기 변경      
엇박자 나는 지방주도 성장

다주택 징벌적 규제 ‘미분양 무덤’

지방경제 중심축 건설사 줄도산

기초 건자재 업체들까지 직격탄

건설현장 주변 상가들도 ‘쓰나미’


민간주도 개발사업 사실상 ‘빈사’

취득세ㆍ양도세ㆍ종부세 3중막에

지방주택 매수ㆍ분양ㆍ임대 ‘꽁꽁’

세제개편 통한 활성화 물꼬 시급


[대한경제=임성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대전환을 약속했다. 지난 연말 지방시대위원회 보고회에서도 “수도권 중심의 ‘일극 체제’ 대신 ‘다극 체제’를 만들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의 포부와 달리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시장을 외면한 주택ㆍ부동산 정책 엇박자로 다극 체제 수립은커녕 수도권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미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규제 여파로 지방 경제의 중추인 건설사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다.


그래픽=대한경제.


11일 주택ㆍ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도산한 건설사들의 공통 키워드는 ‘지역’과 ‘중견’이다. 이들은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업계의 ‘허리’를 담당하는 동시에, 지역 경제를 견인하는 핵심 기업들이다.

실제 울산 1위 부강종합건설을 비롯해 전북 2위 계성건설, 경남 2위 대저건설이 무너졌다. 충북 수위 업체인 대흥건설과 충남 4위 해유건설 등 전국 곳곳의 거점 건설사들이 줄도산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중견 건설사의 위기는 단일 기업의 실패를 넘어 서민 일자리와 가계 자산에 직격탄을 날린다. 특히 서울과 달리 지방 거점 건설사가 무너지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력은 훨씬 크다. 금융업과 IT, 서비스업으로 고도화, 다각화 된 서울과 달리 지방은 지금도 건설업이라는 축이 경제의 상당부분을 지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의 지난해 3분기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에 따르면 수도권(서울ㆍ인천ㆍ경기)은 3.2%의 성장률을 기록한 반면, 호남권(광주ㆍ전북ㆍ전남)은 -1.2%를 기록했다. 건설업(-12.0%)이 역성장하면서 지역경기 전반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건설사가 무너지면 시멘트, 레미콘, 철근 등 기초 건자재 업체들이 대금을 받지 못해 연쇄 부도 위기에 처한다. 벽지, 조명, 창호 등 인테리어 업체와 중소 하도급 업체, 설계ㆍ감리업계 역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이다.

충격은 지역경제 실핏줄까지 번진다. 대규모 건설 현장 주변의 식당(함바집), 편의점, 숙박 시설까지 대표적인 서민 일자리인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급감해 경제도 침체되는 구조다.

현재 지방은 민간 주도 개발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빈사 상태’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업성 있는 입지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건설사 대표는 “개발사업이나 비아파트 사업을 하던 업체들이 책임준공 부담을 이기지 못해 줄 부도가 났다”며 “분양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어느 누가 지방에 주택을 공급하겠느냐”고 토로했다.


‘미분양의 무덤’으로 불리는 대구의 한 미분양 아파트 단지에 ‘1억원 이상 파격할인’이라는 광고물이 붙어 있다. / 사진: 대한경제DB


지방 건설사가 벼랑 끝에 몰린 핵심 원인으로는 취득세ㆍ양도세ㆍ종합부동산세로 이어지는 ‘다주택자 3중 규제’가 꼽힌다. 다주택자는 단순 투기꾼이 아니라 민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시장의 주체다. 하지만 정부 규제로 임대사업자가 사라지면서 지방 주택 시장의 매수세가 끊겼고, 이는 분양ㆍ임대 시장의 동반 침체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지역 균형 발전을 외치던 정부 정책이 오히려 서울 집값만 띄우고 지방 시장은 고사시키는 역설적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택시장 한 전문가는 “다주택자를 규제하며 ‘주택시장의 국룰’이 되버린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은 지방 주택시장의 유동성을 서울로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민간 임대사업자의 주택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다주택자를 ‘임대주택 공급 주체’로 관점을 바꿔 전ㆍ월세 시장 안정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경제>가 새해를 맞아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울과 지방 주택시장 양극화 해법으로 응답자의 87.9%가 ‘다주택자 규제 완화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완화’를 꼽았다.

설문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2017년부터 이어진 다주택자 규제로 지방은 미분양이 산더미처럼 쌓인 반면, 서울은 전국의 부자들이 진입하려는 과열 시장이 됐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양극화를 유도한 꼴”이라고 성토했다.

무엇보다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으로 서울에 집중되는 주택 수요를 분산시켜 지방 주택시장에도 유동성 공급을 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다주택자에 부과하는 징벌적 취득세ㆍ양도세 중과세율은 폐지하거나 최소 세율을 완화하는 등 개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 건설사 주택사업본부장은 “매매 수요를 임대차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분산하는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며 “지방 주택 시장이 살아야 지역 경제의 생태계도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성엽 기자 star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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