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액 하향 유도 제도 개편
LH 선정 평가법인 영향력 확대
저가 매입 기조 강화에 업계 반발
임대주택 공급 감소 우려 제기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 신축 매입약정 주택의 매입가 산정체계를 개편해 사실상 매입가격을 더 낮추는 방안을 이르면 이달 발표한다.
매입가 산정체계가 이미 보수적이었는데, 민간에서 짓는 집을 LH가 사기로 약정하고 준공 후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민간 신축 매입약정에 사업자들이 참여할 동기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추후 임대주택 공급이 쪼그라들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른다.
11일 LH에 따르면 민간 신축 매입약정 주택 매입가와 직결된 감정평가액 하향을 유도하는 취지의 개편안이 올해 1월 발표를 목표로 검토되고 있다.
![]() |
| 그래픽=대한경제. |
현재 이 사업의 매입방식은 건물공사비 연동형과 감정평가형으로 나뉘는데 두 방식 전반에 대해 LH 선정 감정평가법인의 입김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4년 도입된 건물공사비 연동형은 토지는 감정평가액, 건물은 외부 원가계산기관의 건물공사비 산정액으로 구분해 최종 매입가를 정하는 구조다.
기존부터 쓰이던 감정평가형 방식의 경우는 토지와 건물 모두 감정평가액으로 매입가를 책정한다.
이 두 방식 모두 감정평가액은 LH와 한국감정평가사협회(감평협회)가 1개씩 선정한 2개의 감정평가법인이 각각 감정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 값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여기서 LH 선정 법인의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매입 주체인 LH가 매입 단가 절감을 중시하는 상황에서 일을 맡은 법인은 LH와의 거래 관계를 의식해 평가액을 낮게 잡을 유인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민간 신축 매입약정 사업에 주로 참여하는 중소규모 건설사 사이에서는 지금의 매입가 산정방식 자체가 이미 보수적인 구조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반응이 많다.
실제로 2023년 이전에는 LH와 매도자인 사업자가 각각 감정평가법인을 선정했으나, 고가 감정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사업자 추천을 없애고 감평협회가 고르는 것으로 제도가 바뀐 바 있다. 이후 건물공사비 연동형 매입방식이 도입된 것도 매입가격 검증 강화 취지였다.
![]() |
| LH 진주 사옥 전경. / 대한경제DB. |
그럼에도 LH가 올해 다시 제도를 손보는 것은 지난달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고가 매입 의혹을 문제 삼은 데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
당시 이 대통령이 “건설사들이 1억원짜리 집을 LH에 1억2000만원에 비싸게 판다는 소문이 있다”며 조사를 지시하자 LH는 조사에 앞서 곧장 자체적인 제도 개편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고가 매입 의혹은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민간 신축 매입약정 사업이 혈세 낭비라고 비판해온 기조와 맞물려 있다. 다만 LH는 그간 경실련 주장을 공식적으로 반박해왔다.
일례로 지난해 9월 경실련은 “2024년 서울 전용 85㎡ 신축 다세대주택 매입에 7억8000만원이 투입됐는데, 송파 공공아파트의 같은 면적 분양원가는 4억7000만원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LH는 “약 20년 전 그린벨트 해제지구로 지정된 (아파트의) 분양원가와 2024년 매입된 주택가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사업자 참여 유인 저하에 따라 추후 임대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서울에서 LH가 맺은 신축매입약정은 9107가구(12월26일 기준)로 2024년 최종 실적인 7703가구를 웃돌았는데 금년 다시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중소 건설사 관계자는 “LH가 어떤 제도 개편안을 내놓을지 주시하고 있으나, 저가 매입 기조가 굳어질 것은 확실시돼 사업자들 사이 우려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