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부담ㆍ시세타당성 검증 강화
“매입가격 5~10% 떨어질 것”
중소주택업계 타격 불가피 할 듯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신축매입약정 사업부터 공사비 연동형 매입 방식을 폐지하고 감정평가형으로 단일화한 뒤, 이 방식에서도 매입가를 한층 보수적으로 책정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하고 있어 파장이 일고 있다.
사업에 주로 참여하는 중소 주택업계에서는 매입가가 기존보다 5~10%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신축매입약정 사업은 민간 사업자가 지을 집에 대해 LH가 매입을 약정하고, 준공된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구조다.
23일 〈대한경제〉가 2026년도 LH 민간 신축매입약정 사업 본사 표준 공고문을 분석한 결과, LH는 공사 재무에 미치는 부담과 시세 수준의 타당성을 동시에 따지겠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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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대한경제. |
이로써 LH는 공사비 연동형을 정리하고 감정평가형 매입가 산정체계를 더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두 방향의 조치로 신축매입약정 사업 매입가를 낮추게 됐다. LH의 이 같은 선택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이른바 고가 매입 의혹을 거론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먼저 LH는 2024년 공사원가를 매입가에 연동하는 ‘공사비 연동형’ 매입 방식을 도입했으나 올해 공고부터는 이 제도를 없앴다.
공사비 연동형은 다른 한 축인 감정평가형보다 매입가 책정에 시간이 걸릴지언정 가격 인정 폭은 넓은 방식이라는 인식이 많았다. 공사비 연동형으론 토지는 감정가, 건물은 공사원가를 적용해 매입가를 정하지만 감정평가형으론 토지와 건물 모두 감정가만을 기준으로 삼아서다.
LH는 이 중 감정평가형만 남긴 것은 물론, 매입약정 체결 전 단계인 서류심사ㆍ매입심의 평가 기준을 구체화해 표준 공고문으로 공개했는데 여기서도 보수적 매입가 산정 기조를 명확히 했다.
구체적으로 LH는 서류심사 단계에서 임대수요ㆍ생활편의성ㆍ기타ㆍ가점, 아울러 ‘재무영향도’라는 평가항목을 제시했다. 재무영향도의 뜻은 ‘정부지원단가 대비 탁상감정가격 비율’로 설명됐다. 탁상감정은 매입약정 체결 전후의 본 감정평가에 앞서 서류심사 때 이뤄지는 약식 평가다.
LH가 정부지원단가를 사실상의 기준점으로 삼고, 이를 크게 웃도는 매입은 피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셈이다. 정부는 LH의 재무 부담 경감을 위해 LH가 사업자의 주택을 매입할 때 일정 지원단가를 보전해주는데 2023년 기준으로 이 단가는 LH 실매입단가의 약 65%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LH는 서류심사를 사업자가 통과한 뒤 거치게 되는 매입심의 단계에서도 입지여건ㆍ건축계획ㆍ공공성을 비롯해 ‘가격 적정성’이라는 평가항목을 제시했다. 여기서 가격 적정성은 ‘탁상감정가격의 인근 시세 대비 적정성’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로 설명됐다.
이는 신축매입약정 대상 주택의 매입가를 주변 유사 재고주택 시세와 비교해 일정 수준을 넘는 가격 책정은 피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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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 진주사옥 전경. 대한경제DB |
이처럼 LH는 매입가를 실질적으로 낮추는 방향을 제시하면서도 사업자에게 요구되는 주택 설계 및 시공기준은 완화하지 않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업체 전반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뒤따르고 있다.
한 중소 건설사 대표는 “2023년에도 LH가 이른바 고가 매입 방지책을 발표하며 매입약정주택의 매입가격이 약 5~10%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밝혔는데, 이번에도 여기에 준하는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도 “LH가 매입가 산정체계를 합리화할 수 있지만, 이란 전쟁 등의 장기화 조짐으로 공사원가가 급등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원활한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이런 부분 등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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