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고가 매입’ 지적에 없애
올해 물량 감정평가형으로 일원화
이란전쟁 여파 원가 급등 예상
중소 주택업계 직격탄 불가피
![]() |
| 그래픽=대한경제. |
[대한경제=황은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LH가 임대주택을 비싸게 매입하고 있다’는 발언이 나온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신축매입약정 사업에서 공사비 연동형 매입 방식이 사실상 폐지되자, 사업에 주로 참여하는 중소 주택업계에서는 향후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가뜩이나 이란 전쟁 등으로 공사원가 급등이 예상되는 상황인데, 사업자가 부담하는 공사원가가 더 이상 LH의 매입가에 연동되지 않게 돼서다.
18일 LH에 따르면 올해 신축매입약정 사업 매입 목표는 3만4727가구로, 이 물량은 모두 감정평가형 매입 방식만 적용한다. 이 사업의 목적은 LH와 주택사업자가 함께 도심에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민간 사업자가 지을 집에 대해 LH가 매입을 확약하고, 준공된 후 공공임대주택으로 내놓는 구조다.
LH 매입 방식 가운데 공사비 연동형이 사라진 것은 작년 말 점화된 이른바 고가 매입 의혹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국토교통부 업무 보고 자리에서 “(건설사들이) 비싸게 판다는 소문이 있다”며 “LH를 ‘호구’로 삼아 그렇게 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 LH는 매입 방식 개편안을 준비했다. 이후 공사비 연동형이 결국 없어진 것인데, 이 방식은 앞서 2024년 LH가 신축매입임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시장의 의견을 수렴, 사업자들에게 적정 수준 매입가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했으나 대통령의 발언 영향으로 LH가 계속 끌고 가기엔 부담이 컸을 것으로 풀이된다.
![]() |
| LH 진주사옥 전경. 대한경제DB |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공사비 연동형이 적정 수준 이상의 고가 매입을 부추기는 취약한 구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공사비 연동형 매입 방식은 토지는 감정평가액, 건물은 공사원가로 구분돼 매입가가 정해지도록 설계됐다. 토지와 건물 모두 감정평가로 매입가가 책정되는 감정평가형보다 운용이 고도화된 셈이다. 특히, 공사비 연동형 방식 아래에서 공사원가는 LH의 설계안 타당성 검토와 외부 원가계산기관의 비용 검증을 모두 받아야 했다. 이에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LH의 신중한 태도로 인해 공사원가 검증 속도가 너무 느리고, 이에 따라 감정평가형에 비해 매입가 책정 속도가 확연히 뒤떨어진다”는 불만이 나올 정도였다.
한 중소 건설사 대표는 “전임 정부 때 매입가 상한제가 생기며 사업자들의 참여가 위축되자, LH가 이를 없애면서 ‘고가도 저가도 아닌 적정 수준 매입가’를 보장하겠다고 꺼내든 게 공사비 연동형”이라며 “고도화된 검증으로 인해 시간이 다소 오래 걸려도 좋으니 적정 매입가를 보장받고자 하는 사업자들은 공사비 연동형을 선택했고, 매입가가 이보다 보수적이어도 무방하니 LH에 더 빠르게 매각하고 싶은 사업자들은 감정평가형을 골라왔다. 여기서 한 사업모델이 완전히 폐지되는 것은 좀 막막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단점이 지적됐어도 공사비 연동형에 대한 수요는 계속 유지됐다. 작년 말 LH는 공사비 연동형 매입약정을 맺었으나 착공 전 상태인 수도권 사업체 262곳에 감정평가형 전환 의사를 묻는 공문을 전달했는데, 전환하겠다고 회신한 업체는 262곳 중 35곳(13.4%)에 그쳤다. 〈본지 2월4일 [단독] “LH ‘공사비 연동형’ 신축매입약정, 착공률 8% 그쳐 실효성 논란” 보도 참고〉
공사비 연동형의 실효성을 떨어뜨린 공사원가 검증 지연 문제를 LH가 개선하는 쪽으로 갔다면 사업자들로서는 더욱 숨통이 트일 수 있었으나, 때마침 제기된 고가 매입 의혹과 맞물려 제도 폐지라는 다소 극단적인 방향으로 정리된 셈이다. 중소 주택업계로서는 도시정비ㆍ분양ㆍ공공공사ㆍ해외건설 등 여러 축으로 사업을 펼치는 중대형사에 비해 LH 단일 사업구조 변화가 초래할 충격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공사비 연동형이 도입됐을 당시 협회도 환영하는 바였고, 이후 매입가 책정 속도가 떨어졌어도 이 방식을 원하는 사업자들이 많았는데 완전한 폐지 결정은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다. 협회로서도 공사비 연동형을 없애는 게 아니라 속도 개선을 원했다”며 “이란 전쟁 등으로 공사원가 급등이 예상되는 상황인데 이런 부분만큼은 LH가 다시 살펴봐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은우 기자 tuser@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