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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화에 휩싸인 한국 경제]④ 1500원 위협하는 고환율…K-수출 복합위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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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3-09 10:26:16   폰트크기 변경      
원가 부담ㆍ납기 지연 ‘좌불안석’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중동발 초대형 악재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한국 수출 전선에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 K-콘텐츠의 인기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자동차와 가전 등 주력 품목들은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과 중동발 물류 대란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시장에서는 현재의 고환율이 일시적 과열을 넘어 구조적 국면으로 진입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고환율은 수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실적에 호재로 작용하기도 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경기 둔화와 맞물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자동차용 반도체, 배터리 소재, 주요 전자 부품 등 핵심 원자재 수입 대금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비용 압박이 한계치에 다다랐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글로벌 소비 심리 위축까지 더해지며 단순한 환차익만으로는 수익성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올해 1~2월 자동차 누적 수출액은 108억73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했으며, 가전 수출은 10.41%나 급감하며 이미 적신호가 켜졌다.

산업부가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서 제1차 민관합동 수출확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산업부 제공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완성품과 부품을 실어 나르는 해상 물류비와 원자재 조달비가 동시에 치솟고 있는 것도 악재다. 하지만 가격 경쟁력 저하를 우려한 기업들은 수출 단가를 섣불리 올리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물류비 상승보다 더 큰 문제는 ‘납기 지연’이다. 대체선을 찾거나 희망봉 우회 등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회항 기간이 길어져 출고 계획과 물량 조절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중동 시장 점유율이 높은 현대차(10%)와 도요타(17%) 등 동아시아 제조사들이 이번 사태로 가장 큰 잠재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현대차의 중동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는 올해 4분기 사우디아라비아에 연간 5만 대 규모의 첫 역내 생산 거점인 ‘현대차 생산법인(HMMME)’을 구축하고 본격 양산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전쟁 확산 여부에 따라 생산과 판매 계획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중동 지역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해외법인은 총 140곳에 달한다. 삼성그룹이 UAE와 사우디 등지에 28개 법인을 둬 가장 많고, 현대차·LG·GS그룹이 각각 14곳씩 운영 중이다. 이들 기업은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인력 안전 확보와 사업 지속성을 위한 비상 경영 체제(컨틴전시 플랜)에 돌입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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