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한형용 기자] 단독 입찰로 유찰을 거듭한 뒤 수의계약으로 이어지는 공식이 올해도 어김없이 금이 가고 있다. 올 1분기까지 서울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은 사실상 ‘무혈입성’의 연속이었지만, 2분기 들어 균열이 생기고 있다.
<대한경제>가 올해 1∼3월 전국 도시정비사업 주요 수주 현황을 집계한 결과, 시공사 선정이 완료된 26건이 모두 단독(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부산 사직4구역 재개발과 신이문역세권 재개발을, 현대건설은 공공재개발 최대어인 신길1구역과 군포 금정2구역 재개발을, GS건설은 송파한양2차 재건축을 모두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8일 입찰을 마감한 압구정4구역도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되면서 수의계약 전환 수순을 밟고 있다.
건설사들이 단독 입찰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쟁 입찰이 성사되면 특화 섧계부터 커뮤니티 시설 조성 방안 검토, 사업성 검토, 금융 지원책 마련 등 영업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수주에 실패하면 이 비용은 고스란히 매몰비용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과거의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각자 강점이 있는 구역을 선점해 실리를 택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강벨트’, ‘강남권’과 같은 상징성이 높은 사업지는 얘기가 다르다. 10일 마감되는 4개 사업지 가운데 압구정5구역에서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신반포19ㆍ25차에서는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 입찰을 예고하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역시 앞선 1차 입찰에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제안서를 제출했다. 압구정ㆍ반포ㆍ성수처럼 한강변 최상급지의 수주 실적은 곧바로 다음 정비사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건설사들이 물러서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건설사가 수익이나 실리만 좇는 건 아니다. 한강변 최상급지에서 수주에 실패하면 다음 경쟁에서도 밀린다. 게다가 도전하지 않는 것은 더 큰 손실이 될 수 있는 법”이라며 “상징성이 높은 사업지에서는 출혈경쟁을 감수하더라도 뛰어들겠다는 것이 2분기 달라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형용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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