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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의 모빌리티 오디세이]⑲ 에필로그Ⅳ: 자율주행 플라이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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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05 12:00:18   폰트크기 변경      
생태계 분화ㆍ단위경제 돌파…자율주행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비용이 줄면 서비스가 가능해지고, 서비스가 돌면 데이터가 쌓이고, 데이터가 쌓이면 기술이 좋아지고, 기술이 좋아지면 비용이 더 줄어든다. 자율주행 산업에 이 선순환, 이른바 ‘플라이휠(Flywheel)’이 돌기 시작했다. 앞서 살펴본 센서ㆍ제조ㆍ운영 비용 혁신이 방아쇠를 당겼고, 그 위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분화하고 있다. 기술 개발사, 완성차 제조사, 플랫폼 사업자에 더해 전문 플릿 운영사까지 등장하면서 누가 어떤 역할로 돈을 버는지가 자율주행 경쟁의 새로운 핵심이다.

◆웨이모가 우버와 협력한 이유


웨이모 자율주행차./사진: 연합

출발점은 웨이모와 포니AI가 개척한 직접 서비스 운영 모델이다. 기술 개발 기업이 차량을 직접 보유하고, 운행 전 과정을 수직 통합해 탑승 요금을 받는 구조다. 웨이모는 이 모델로 주당 50만 탑승이라는 이정표를 달성했고, 포니AI는 광저우와 선전에서 차량 단위경제(개별 차량 단위의 수익과 비용 비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며 수익성 달성의 선례를 만들었다.

다만 구조적 한계도 분명하다. 신규 도시 진출마다 고정밀 지도 제작, 규제 인허가, 관제센터 구축, 충전ㆍ정비 인프라 확보 등 도시당 수천만달러 규모의 선행 투자가 필요하다. 차량을 직접 보유하므로 플릿이 커질수록 감가상각과 보험ㆍ유지보수 비용도 비례해 증가한다.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핵심 거점에서는 직접 운영을, 신규 시장에서는 기존 플랫폼과 제휴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이 부상했다. 웨이모가 피닉스ㆍ샌프란시스코ㆍ로스앤젤레스에서는 자체 앱 ‘웨이모원’을 운영하면서 오스틴ㆍ애틀랜타 등 신규 확장 도시에서는 우버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원화 전략이 대표적이다. 수억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대형 플랫폼에 연동하면 독자 앱 대비 수십 배 저렴한 비용으로 수요 기반을 확보할 수 있고, 자체 수요가 부족한 시간대에도 외부 호출로 차량 유휴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에셋-라이트 전략과 플릿 운영사의 등장


주요 자율주행 플릿 운영사 현황

운영사 유형 기술 파트너 핵심 역할 운영 지역 현황 비고
미국
무브
(Moove)
전문 플릿
운영사
웨이모 차량 구매·보유, 충전,
정비, 차고지 운영
피닉스,
마이애미
상용 운행 우버 지분 약 30% 보유
차량 직접 구매 위해 12억달러 대출 조달 추진
에이보모
(Avomo)
무브 자회사 웨이모 차량 관리, 충전, 정비 오스틴,
애틀랜타
상용 운행 우버-웨이모 결합 모델 전담
런던 진출 발표 (2025.10)
플렉스드라이브
(Flexdrive)
리프트 자회사 웨이모 차고지 운영(7500㎡),
충전, 정비, 세차
내슈빌 상용 운행 북미 24개 거점, 1만5000대 관리 경험
70개+ 정규직 일자리 창출
에이비스버짓
그룹
전통 렌터카 웨이모 차량 보유, 충전, 정비 댈러스 얼리 액세스 전국 렌터카 인프라 활용
오로모빌리티
(Oro Mobility)
허츠(Hertz)
산하
누로, 루시드 차고지 운영, 충전,
정비, 세차, 인력 관리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
첫 프로젝트 자율주행·유인 플릿 통합 관리 회사
우버 파트너십 발표 (2026.4)
중국
첸치모빌리티
(Chenqi Mobility)
신생 모빌리티
플랫폼
포니AI 차량 소유, 배차,
안전 보증, 플랫폼 운영
광저우 상용 운행 2022년부터 포니AI 파트너
7세대 100대+ 인도 (2026.3)
시후그룹
(Xihu Group)
전통 택시
운영사
포니AI 차량 소유, 정비,
지역 규제 대응
선전 상용 운행 1979년 설립, 전기 택시 5000대 운영
1000대+ 로보택시 단계적 배치 (2027년)
ATBB 프리미엄
운송사
포니AI 차량 소유, 프리미엄
비즈니스 이동 서비스
베이징 파트너십
체결
공항 이동 서비스 특화
전략적 파트너십 (2026.1)
유럽
식스트
(SIXT)
전통 렌터카 모빌아이 차량 보유, 관리, 정비 뮌헨 파일럿
(2026 하반기)
유럽 최대 렌터카 기업
자사 모빌리티 플랫폼 연동

표: 필자 제공


호출 플랫폼 진영에서는 우버가 에셋-라이트(Asset-Light, 차량 등 고정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는 경영 전략) 멀티브랜드 플랫폼 모델로 가장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을 직접 보유하거나 기술을 자체 개발하지 않으면서, 1억9900만 월간 활성 이용자와 정교한 배차 알고리즘을 무기로 웨이모ㆍ위라이드ㆍ포니AIㆍ모멘타ㆍ주옥스 등 30개 이상의 자율주행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8개 이상 도시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26년 1분기 기준 우버 플랫폼을 통한 자율주행 탑승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배 이상 성장했다.

이 모델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차량 구매ㆍ충전ㆍ정비ㆍ차고지 관리를 전담하는 전문 플릿 운영사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미국에서는 우버가 지분 약 30%를 보유한 무브(Moove)가 웨이모 플릿 운영을 위탁받아 피닉스와 마이애미에서 상용 운행 중이며, 리프트 자회사 플렉스드라이브(Flexdrive)는 웨이모의 테네시주 내슈빌 진출을 전담하고 있다. 에이비스버짓그룹, 허츠 산하 오로모빌리티 등 전통 렌터카 기업들도 자율주행 플릿 운영사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포니AI가 에셋-라이트 전략을 공식 선언하며 도시별 전문 플릿 운영사들과 역할 분담 체계를 구축했다. 광저우의 첸치모빌리티(Chenqi Mobility), 선전의 시후그룹(Xihu Group), 베이징의 ATBB가 각각 차량 자산 소유와 현장 운영을 전담하면서 포니AI는 자율주행 핵심 기술인 ‘버추얼 드라이버’와 배차 알고리즘 개발에 집중하는 구조다. 유럽에서는 독일계 렌터카 기업 식스트(SIXT)가 모빌아이와 협력해 뮌헨에서 로보택시 파일럿을 진행 중이다.

배경과 출발점은 다르지만 역할은 같다. 자율주행 기술 기업의 자산 부담을 대신 흡수하고 현장 운영을 전담하면서, 에셋-라이트 모델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싱의 확산

차량을 직접 운영하지 않고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라이선싱(자체 개발한 기술을 다른 기업에 사용권을 부여하고 대가를 받는 방식)하는 모델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텔 산하 모빌아이는 전 세계 2억3000만대 이상에 기술을 탑재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칩셋 판매와 소프트웨어ㆍ데이터 서비스 구독 모델을 결합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확보하고 있다. 화웨이는 최신 자율주행 솔루션 ‘첸쿤(Qiankun) ADS’를 80개 이상 차종에 탑재하며 누적 설치량 300만대를 돌파했다. 파트너십을 HIMA(차량 설계부터 판매까지 관여), HI(기술 패키지 공급), 부품 공급 모델로 세분화해 다양한 완성차 제조사를 공략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모빌리티 자회사 MOIA는 턴키(Turnkey, 모든 것을 일괄 제공하는 방식) 설루션이라는 또 다른 방식을 제시한다. 자율주행 도입을 원하는 도시나 운수사업자에게 차량(ID. Buzz AD), 운영 소프트웨어(VMO), 유지보수, 플릿 관리까지 패키지로 제공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개발하기 어려운 지자체나 운수사업자가 서비스를 턴키로 도입할 수 있게 해주는 모델로, 독일 함부르크를 시작으로 미국ㆍ유럽 B2G(기업 대 정부) 시장에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플라이휠이 돌기 시작했다


주요 자율주행 기업 매출 현황 (2025~2026년)

기업 2025년 매출 전년 대비
성장률
2026년 전망 비고
웨이모 약 3억5500만달러
(약 5222억원)*
- 주 100만회 달성 시
약 16억달러
(약 2조3500억원)
2026년 3월 기준 주당 50만회+ 유료 탑승
*사크라(Sacra) 추산 연간 환산 매출 (2026.2 기준)
포니AI 약 9000만달러
(약 1280억원)
로보택시
128.6%↑
연간 환산 매출
약 1억2000만달러
(약 1765억원)
로보트럭 4060만달러(45%) / 라이선싱 3280만달러(36%) / 로보택시 1660만달러(18%)
위라이드 약 9790만달러
(약 1392억원)
90%↑ - AI 자동화로 데이터 처리·훈련 비용 75% 절감
안정 궤도 시 기여이익률 40%+ 가이드라인 제시

표: 필자 제공. 웨이모는 비상장 기업으로 공식 매출을 공개하지 않으며, 사크라(Sacra) 추산치임


선도 기업들은 실제 서비스 운영에서 차량 단위경제 손익분기점을 넘기 시작했다. 개별 차량이 운영 비용보다 많은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자율주행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배경이다.

포니AI의 2025년 매출은 약 9000만달러(약 1390억원)다. 로보택시 매출이 전년 대비 128.6% 성장하며 업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2026년 상반기 기준 연간 환산 매출은 1억2000만달러(약 1860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위라이드도 2025년 연간 매출 약 9790만달러(약 1520억원)로 전년 대비 90% 성장했다. AI 자동화 기술로 데이터 처리ㆍ훈련 비용을 75% 절감했고, 안정 궤도 진입 시 기여이익률 40%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웨이모는 2026년 3월 기준 주당 50만회 이상의 유료 탑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 전문 리서치 플랫폼 사크라(Sacra) 추산에 따르면 연간 환산 매출은 약 3억5500만달러(약 5500억원)다.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선순환이 돌아간다. 수익 → 기술 고도화ㆍ플릿 확대 재투자 → 데이터 축적 → AI 성능 향상 → 원격 관리자 비율 하락 → 단위 운영 비용 하락 → 가격 경쟁력 강화 → 수익 확대. 이른바 플라이휠이다. 이 플라이휠이 본격 작동하면 후발 주자의 추격은 더욱 어려워진다.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이 선순환에 진입시키기 위한 법제적ㆍ산업적 토대를 2020년대 후반까지 완비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테슬라 FSD, 기대와 현실 사이

테슬라의 전략은 웨이모나 포니AI 등 로보택시 전용 기업들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개인 소유 차량 시장에서 FSD(Full Self-Driving)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로보택시 서비스로 확장하는 경로다.

2026년 5월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6년형 모델Y가 신설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평가 기준 전 항목을 통과한 최초의 차량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이 평가는 보행자 감지ㆍ차선유지 등 기본 ADAS 기능에 대한 것으로, FSD의 도심 자율주행 능력을 인증한 것은 아니다. 같은 시점에 NHTSA는 약 320만대의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FSD에 대해 엔지니어링 분석 단계로 조사를 격상시켜 진행 중이다.


테슬라 모델Y./사진: 테슬라 제공

유럽에서는 2026년 4월 네덜란드 차량인증기관 RDW가 FSD 슈퍼바이즈드(Supervised)에 유럽연합 최초의 형식 승인을 부여했다. 18개월 이상의 실도로 테스트와 4500건 이상의 트랙 시험을 거친 결과다. 다만 이는 운전자가 항상 제어권을 유지해야 하는 레벨2 ADAS로, 사이버캡이 목표로 하는 레벨4와는 등급이 다르다. 유럽연합 전역 확산 여부는 기술자동차위원회(TCMV) 투표에 달려 있으나, 스웨덴ㆍ핀란드ㆍ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Full Self-Driving”이라는 명칭의 오해 소지와 빙판 등 북유럽 도로 조건에서의 미검증을 이유로 회의적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경로가 당초 기대보다 길어질 수 있다.

한국에서의 FSD 도입은 독특한 비대칭 구조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Sㆍ모델Xㆍ사이버트럭 등은 한미 FTA의 안전 기준 동등성 인정 조항에 따라 별도 국내 인증 없이 FSD 사용이 가능하다. 2025년 11월 테슬라코리아는 HW4 탑재 미국산 차량 약 4300대를 대상으로 FSD v14 국내 배포를 시작했다. 반면 국내 테슬라 등록 차량의 97%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생산 모델3ㆍ모델Y는 UNECE(유엔 유럽경제위원회) 기준이 적용돼 FSD 사용이 원천 차단돼 있다. 국토교통부가 관련 국제기준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입법 절차를 거쳐야 해 중국산 테슬라의 FSD 사용 가능 시기는 2027년 이후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가 개인 차량 FSD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보택시로 확장하는 전략과 웨이모ㆍ포니AI 등이 로보택시 전용 서비스에서 출발하는 전략. 이 두 경로의 경쟁이 2030년 자율주행 시장의 구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모빌리티 오디세이


세계는 그야말로 로보택시 전쟁터다. 〈대한경제〉가 창간 62주년을 맞아 국내 대표 자율주행 전문가인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이사와 함께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독일, 영국, 두바이, 그리고 한국까지 — 7개국의 전략을 심층 해부하고, 한국이 ‘글로벌 자율주행 3대 강국’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포티투닷,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에서 자율주행 R&D와 정책 수립을 경험했다. 저서로 《잡킬러》, 《이동의 미래》, 《포스트 모빌리티》 등이 있다.

※본 기고는 퓨처링크의 공식 입장이 아닌 필자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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