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격차 인정한 정부ㆍ기업…남은 과제는 실행 속도
서비스 경쟁 시대…한국의 격차와 강점 그리고 해법
광주에서 상용화 답 찾을까…한국형 자율주행 모델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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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2026년 4월 전 세계 상업용 로보택시 규모가 현재 약 7000대에서 2030년 100만대, 2035년 600만대로 급증하고, 전체 자율주행 산업 매출이 2035년 약 2조달러(약 27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는 2030년을 기술ㆍ경제ㆍ사회 3대 조건이 동시에 충족되는 ‘자율주행 제2차 대전환의 변곡점’으로 정의하면서, 자율주행 산업은 궁극적으로 극소수의 선도 플레이어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30년은 단순한 기술 목표 시점이 아니라 본격적인 산업 확장의 분기점이다.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 전망
| 구분 | 2026년(현재) | 2030년 | 2035년 |
|---|---|---|---|
| 글로벌 로보택시 플릿 | 약 7000대 | 100만대 | 600만대 |
|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 규모 | - | - | 약 4150억달러 (약 564조원) |
| 자율주행 산업 전체 매출 | - | - | 약 2조달러 (약 2720조원) |
| 미국 로보택시 시장 규모 | - | 190억달러 (약 25조8000억원) | 480억달러 (약 65조3000억원) |
(출처) Autonomous Vehicle Market Forecast 2025-2030, Goldman Sachs Research, 2025. 5.
◆한국, 격차의 본질을 직시하다
한국 자율주행의 문제는 기술력 부족이 아니라, 기술이 서비스화하는 속도와 단계에서 해외와 큰 격차가 벌어졌다는 점이다. 웨이모는 2020년 10월 피닉스에서 완전 무인 상업 서비스를 열었고, 포니AI는 2023년 대도시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상업 운영 단계로 확장했다. 한국의 무인자율주행 유상운송 출발 시점은 웨이모보다 약 6년, 포니AI보다 약 3년 이상 뒤처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완성차 제조사 모두 이 격차를 이미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 2026년 1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6 CES를 둘러본 뒤 “우리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미국이나 중국 업체는 사회인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해 5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자율주행은 중국과 테슬라가 굉장히 빠르게 하고 있고, 웨이모도 잘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 “조금 늦더라도 안전 쪽에 더 많이 포커스를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격차의 존재 여부를 논쟁하는 단계는 지났다. 남은 과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어떤 속도로, 어떤 원칙 아래 줄여갈 것인가에 있다.
◆상용화를 가로막은 네 가지 원인
한국 자율주행 격차 진단 요약
| 축 | 글로벌 선도 현황 | 한국 현황 | 핵심 원인 |
|---|---|---|---|
| 기술 서비스화 | 웨이모: 2020년 완전 무인 상업 서비스 개시 포니AI: 대도시 무인 로보택시 상업 운영 | 무인자율주행 유상운송 미개시 웨이모 대비 약 6년, 포니AI 대비 약 3년 격차 | 차량-플랫폼-운영 결합 산업 구조의 부재 스타트업 기술→서비스 차량 전환 경로 제한 |
| 투자 | 웨이모 누적 약 275억달러(약 36조원) 2026년 글로벌 투자의 75%가 웨이모 집중 |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2021~2027) 약 1097억원 민간 대규모 투자 사례 제한적 | 제도 불확실성이 투자 병목 투자자가 회수 가능한 상용화 경로 미확인 |
| 규제 | 미국: 면제 한도 9만대 법안 심의 영국: 자율주행차법 2024 제정 독일: 레벨4 + 원격제어 이원 법제 완성 | 2019년 레벨3 안전기준 세계 최초 수립 안전요원 1:1 동승 의무 유지 부처 간 칸막이, AI 기본법·중대재해처벌법 모호성 | 기술→데이터→규제→상용화 공진화 구조 미형성 |
| 사회적 수용성 | 샌프란시스코 탑승 경험자 91.5% "안전" 반복 탑승자 37.9% "시간 지날수록 더 안전" | 국내 자율주행차 132대 (2026.2 기준) 일반 시민의 탑승 경험 기회 극히 제한적 | 기술 거부감이 아닌 경험·노출 부족 광주 200대 실증이 수용성 확대 계기 |
표: 필자 제공
한국 자율주행의 정체는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기술 서비스화 속도, 투자 병목, 규제,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네 가지 원인이 서로 맞물려 상용화 전환을 지연시킨 결과다.
기술 격차는 소프트웨어만의 문제가 아니라 차량-플랫폼-운영이 결합된 산업 구조의 격차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완성차 제조사와 자율주행 기업의 분업과 결합을 통해 상용화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한국은 협력 경로가 제한적이라 스타트업이 기술을 고도화해도 곧바로 서비스 차량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투자 병목의 본질은 단순한 자금 부족이 아니라 제도의 불확실성에 있다. 서비스 사업자 지위, 사고 책임 주체, 보험 체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민간 자본은 자율주행을 기술로는 흥미롭게 볼 수 있어도 사업으로는 쉽게 판단하지 못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아니라 제도의 불확실성이 투자의 병목이 된 셈이다. 글로벌 자율주행 투자 흐름이 이를 방증한다. 2026년 4월까지 누적 214억달러(약 29조원)가 투자됐으나 그 중 약 75%가 웨이모에 집중됐다. 투자자들은 상용화에 근접한 소수 기업에 자금을 몰아주고 있으며, 한국에 자본이 부족한 이유는 투자자가 회수 가능한 상용화 경로를 아직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규제 측면에서 한국은 2019년 세계 최초로 레벨3 안전기준을 수립하며 선도 의지를 보였으나, 기술보다 먼저 완성된 기준을 만들고 기술을 거기에 맞추려는 접근이 빠르게 변하는 산업과 맞지 않았다. 기술이 실증으로 데이터를 만들고, 그 데이터가 규제를 바꾸며, 바뀐 규제가 다시 더 큰 실증과 상용화를 가능하게 하는 정책과 규제의 공진화가 필요하다. 안전요원 1:1 동승 의무, 부처 간 칸막이, AI 기본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범위 모호성 등은 기업을 보수적으로 대응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사회적 수용성은 기술 거부감보다 경험과 노출의 문제에 가깝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실제 자율주행 탑승 경험자의 91.5%가 안전하다고 답한 반면, 미국 전국 단위에서는 직접 타본 사람이 10%에 불과하고 58%가 여전히 인간 운전이 더 안전하다고 본다. 2026년 2월 기준 우리나라 자율주행차 수는 132대 수준이다. 광주 200대 실증은 단순한 기술 검증이 아니라 시민이 자율주행을 일상에서 접하게 만드는 수용성 확대 전략이기도 하다.
◆한국의 강점, 그리고 광주라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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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 13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주요 인사들이 전자 서명판에 서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 박민우 현대차ㆍ기아 AVP본부장(사장),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강기정 광주광역시 시장,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사진: 연합 |
한국이 보유한 강점은 분명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완성차 플랫폼과 제조 역량, 자율주행의 원격관리 시스템 구현에 구조적 강점을 제공하는 5G 통신 인프라, 차량 1대당 가동률을 높이는 데 유리한 고밀도 도시 구조, 특정 거점에 예산과 정책을 빠르게 집중할 수 있는 행정 결집력이다. AI 반도체, 메모리, 차량용 전장, 통신 분야의 산업 기반까지 갖추고 있다. 한국은 단순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수입해 쓰는 나라가 아니라 제조 강점과 AI 인프라를 결합한 자율주행 산업국가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
다만 이 강점을 살리려면 미국식 완전 자유 경쟁, 독일식 규제 정합성, 중국식 국가 주도 확장 모델 가운데 하나를 그대로 복제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제조 강점, 고밀도 도시, 통신 인프라, 정책 집중력을 결합한 상용화 지향형 모델이다. 해외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일본의 사례가 이를 보여준다. 도요타는 웨이모와, 닛산은 우버·웨이브와 결합해 자국 제조 기반과 글로벌 선도 기술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상용화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광주를 단일 거점에 정책, 인프라, 기업, 데이터를 집중하는 전략은 올바른 선택이다. 독일이 함부르크에, 중국이 베이징ㆍ우한ㆍ선전 등 거점 도시에 역량을 집중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제는 이 선택 자체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상용화와 산업화로 연결하느냐다. 실증이 실증으로 끝나면 의미가 제한적이지만, 광주가 서비스 운영, 데이터 축적, 제도 개선, 시민 수용성 확대의 출발점이 되면 한국형 자율주행 모델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다.
동시에 광주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허브가 돼야 한다. 협력의 대상은 국내 기업만이 아니다. 국내 스타트업, 완성차 제조사, 통신사,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해외의 자율주행 기술 기업과 서비스 운영 경험을 가진 사업자들까지 모두 열어둘 필요가 있다. 다양한 기술 스택, 다양한 차량 플랫폼, 다양한 서비스 모델이 광주에서 실험되고 비교돼야 한국도 가장 빠르게 학습할 수 있다. 국민은 추상적인 기술 설명보다 실제 차량과 서비스를 경험할 때 자율주행을 신뢰하게 된다. 교통약자 이동지원, 수요응답형 셔틀, 물류, 공공서비스 등 생활과 맞닿은 영역에서 다양한 모델을 보여줄수록 자율주행은 미래 기술이 아니라 생활 서비스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한국 자율주행의 승부처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격차를 인정한 뒤 안전을 잃지 않으면서 상용화 속도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에 있다. 위기 인식의 반복이 아니라, 그 인식을 산업 전략으로 전환하는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2030년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기회의 창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 모빌리티 오디세이
세계는 그야말로 로보택시 전쟁터다. 〈대한경제〉가 창간 62주년을 맞아 국내 대표 자율주행 전문가인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이사와 함께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독일, 영국, 두바이, 그리고 한국까지 — 7개국의 전략을 심층 해부하고, 한국이 ‘글로벌 자율주행 3대 강국’에 도달하기 위한 길을 모색한다.
차두원 퓨처링크 대표는 현대모비스, 현대차, 포티투닷,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등에서 자율주행 R&D와 정책 수립을 경험했다. 저서로 《잡킬러》, 《이동의 미래》, 《포스트 모빌리티》 등이 있다.
※본 기고는 퓨처링크의 공식 입장이 아닌 필자의 개인적 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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