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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가 먼저 읽은 트렌드] ① G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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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7-08 05:00:34   폰트크기 변경      
고객의 ‘실패 검색어’까지 훑어 유행 선점

지난해 12월 MD본부 ‘트렌드상품차별화팀’ 신설

자사 앱 ‘우리동네GS’ 실패 검색어로

원하지만 시장에 없는 수요 캐내


챗GPT 등 AIㆍ분석 시스템 활용

데이터가 방향 제시, MD가 완성

외부 평가 거쳐 맛과 품질 재확인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유행이 뜨면 그제야 상품을 내놓던 유통이 달라졌다. 이제는 데이터가 먼저 읽는다. 해외 SNS의 미세한 신호부터 고객 검색 기록까지 AI가 실시간으로 훑어 ‘한국에서 뜰 것’을 미리 골라낸다. 트렌드를 뒤쫓던 산업이 트렌드에 베팅하는 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통사들의 무기도 저마다 다르다. 편의점은 전국 점포의 판매·검색 데이터를, 백화점은 대기 행렬과 팝업 반응을, 뷰티·패션 플랫폼은 검색과 리뷰 데이터를 읽는다. <대한경제>는 데이터를 앞서 읽은 유통사들을 차례로 들여다본다. <글 싣는 순서> ①GS리테일 ②현대백화점  ③BGF리테일 ④무신사 ⑤CJ올리브영



GS25이 데이터 분석으로 발빠르게 출시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 간편식. /사진: GS리테일 제공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는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시즌2’우승자 최강록 셰프와 협업 샌드위치를 출시, 100만개를 팔았다. 최 셰프의 우승에 베팅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방영 기간 내내 온라인 검색과 소셜 데이터를 분석해 출연자들 중 최 셰프가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에 집중했을 뿐이다.

GS25가 유행을 좇아 상품을 내던 방식을 접고, 방송 화제성을 데이터로 환산해 먼저 베팅하는 선행 기획으로 방향을 틀었다. 관건은 대응 속도가 아니라 남보다 앞선 시점이었다. GS25는 ‘흑백요리사 시즌1’ 흥행을 근거로 시즌2를 상반기 최대 화제작으로 미리 점찍고, 방영 전부터 관련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방송이 공개되자 소셜 언급량과 검색 트렌드를 곧바로 분석해 반응이 가장 뜨거운 셰프를 추리기 시작했다.

협업 대상 셰프는 검색량으로 먼저 가려냈다. GS25가 결정적 신호로 삼은 것은 검색량 추이와 긍정 키워드 비중이다. 자체 소셜 분석에서 시즌2는 방송 후반부까지 화제성이 꺼지지 않았고, ‘맛있다’,‘좋다’,‘추천’ 같은 긍정 키워드 비중이 두드러졌다. 구매력이 큰 30~40대의 검색 비율이 늘어난 가운데 출연진 중 최강록 셰프의 검색량이 뚜렷하게 앞섰다. 시즌2 우승까지 거머쥔 이 셰프의 팬덤과 대중성이 데이터로 먼저 검증된 셈이다.

이 판단을 이끈 주체는 데이터 전담 조직이 아니라 현업 MD(상품기획자)들이다. GS25는 지난해 12월 MD본부 안에 ‘트렌드상품차별화팀’을 신설했다. 인력은 5명, 대부분이 상품 기획과 개발을 직접 해 온 현업 MD 출신이다. 데이터를 숫자로만 읽지 않고 현업 감각으로 곧바로 상품에 옮길 트렌드를 짚어내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 팀이 가장 눈여겨보는 데이터는 팔린 상품이 아니라 고객이 찾다 실패한 검색어다. 자사 앱 ‘우리동네GS’에서 고객이 입력하고도 결과를 얻지 못한 ‘실패 검색어’를 분석해, 원하지만 시장에 아직 없는 수요를 캐낸다. 여기에 챗GPTㆍ제미나이 같은 범용 생성형 AI와 내부 트렌드 분석 시스템을 사용해 트렌드를 캐낸다. 상품 개발 단계에서는 외부 관능 평가 기관을 거쳐 맛과 품질을 다시 확인한다.

실패 검색어까지 훑는 지금의 선행 체계가 자리 잡기 전, GS25의 트렌드 대응은 외부 제조사 제안이나 개별 MD의 역량에 기대는 일이 많았다. 그만큼 균일한 성과를 보장하기 어려웠다. 조사 범위가 특정 카테고리에 갇히기 쉬웠고, 상품이 매장에 깔릴 때쯤이면 유행이 이미 정점을 지난 경우도 잦았다. 지금은 하나의 플레이버(맛ㆍ풍미)나 캐릭터ㆍIP 신호를 잡으면 이를 샌드위치ㆍ간편식ㆍ조리식품 등 여러 카테고리로 한꺼번에 확장한다. 상품마다 편차는 있지만 대응 시점을 최소 몇 주가량 앞당긴 셈이다.

GS25는 데이터에 집중하면서도 이를 상품의 완성 단계로 보지는 않는다. 데이터는 어떤 IP와 트렌드가 주목받는지 방향을 짚어줄 뿐, 소비자가 실제로 반할 맛과 식감ㆍ디테일까지 설계해주지는 못한다. 빈자리는 카테고리별 MD의 경험과 감각이 메운다.

GS25 관계자는 “데이터는 상품 기획의 뼈대이고, 실제 소비자 경험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MD의 현장 감각과 노하우”라며 “데이터가 방향을 제시하면 현업 MD가 이를 가장 매력적인 상품 경험으로 구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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