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상품본부 2030 직원 전담 TF 신설
매장 대기 줄ㆍ니치 커뮤니티로 트렌드 감지
‘길감자’ 3월 감지→4월 개장 오픈 30분 대기 200명
‘환승연애’ 스타 ‘페레힐’ 업계 최초 팝업
입점 준비 두 달→한 달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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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더현대서울에서 업계 최초로 열린 '길감자' 팝업. /사진: 현대백화점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편의점이 SNS 콘텐츠와 점포 POS 데이터를 훑어 트렌드를 먼저 감지한다면, 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에 늘어선 대기 줄과 특정 주제의 커뮤니티를 파고든다. ‘팝업의 성지’로 불리는 더현대서울의 히트 팝업스토어는 그렇게 탄생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뜬 맛집을 뒤늦게 들이던 방식을 벗고, 유행의 조짐을 먼저 읽어 업계에서 가장 먼저 팝업으로 선점하는 선행 전략으로 바꿨다. 강원도 명물 디저트 ‘길감자’가 뜰 기미를 3월 초 포착해 한 달 만에 매장을 연 것이 대표적 결과다. 길감자는 강원도 강릉 중앙시장 인근의 길거리 감자 요리집으로, 평일에도 대기 줄이 늘어서고 인스타그램 인증 사진이 쏟아지는 맛집이다. 현대백화점은 3월 초부터 SNS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것을 포착해 4월에 바로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강릉 맛집이 서울에 최초로 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낳았고 오픈 30분만에 대기고객이 200명에 달하며 조기 마감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한 해에만 홋카이도 디저트 ‘스노우’, 프랑스 ‘피에르에르메’ 등 업계 최초 식음료(F&B) 팝업을 30여회 선보이면서 SNS 데이터를 선별하는 감각과 빠른 실행력을 장착한 결과물이다.
유행 조짐을 가려내는 잣대는 온라인 지표만이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오프라인 매장의 대기 현황과 온라인 언급량 변화를 함께 들여다보며 다음 트렌드를 예측한다. 매장 앞에 늘어서는 줄의 길이는 어떤 맛집이 임계점에 다다랐는지 보여주는 실시간 신호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대학교수 등 외부 F&B 전문가와의 정기 회의를 통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유행을 미리 가늠한다.
신호를 탐지하는 주인공들은 데이터 분석가가 아닌 20∼30대 젊은 직원들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초 상품본부를 중심으로 트렌드 발굴 TF ‘푸드 인사이트 랩’을 꾸렸다. 본사 바이어와 각 점포 식품 담당 가운데 20∼30대 직원들로만 채웠다. 이들은 매장을 직접 돌고 SNS를 탐색한다. 특히, 에클레어ㆍ마카롱ㆍ생초콜릿처럼 특정 디저트 하나만 파고드는 니치 커뮤니티까지 훑어 개인별로 맡은 메뉴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
이렇게 훑어낸 신호가 화제의 방송과 맞물리면 시너지가 폭발한다. 대표적 사례가 스페인 레스토랑 ‘페레힐’ 팝업이다. 이 레스토랑은 티빙의 연애 예능 ‘환승연애4’ 출연자가 운영하는데, 현대백화점은 방송 시작 시점부터 레스토랑 검증에 돌입했다. 흥행 요소가 있다고 판단, 발 빠르게 접촉해 업계 최초로 팝업을 성사시켰다. 4월부터 6월까지 더현대 서울과 판교, 커넥트청주에서 이어진 행사는 오픈런을 일으키며 물량 소진으로 조기 마감했다.
업계 최초 팝업을 연이어 성사시키고자 입점 속도도 높였다. 현대백화점은 팝업 대상 업체가 준비에 가장 오래 매달리는 패키지 제작과 인원 교육을 자사 식품 운영 노하우로 대신 지원한다. 업체별 맞춤 컨설팅으로 두 달 이상 걸리던 입점 논의와 준비 기간을 한 달 이내로 줄였다. 트렌드를 먼저 읽어도 입점이 늦으면 선점이 무너지는 만큼 감지와 실행의 속도를 함께 끌어올린 것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유행 주기가 짧아진 F&B 영역에서 누가 먼저 트렌드를 읽고 팝업을 먼저 여느냐가 중요해졌다”면서 “트렌드에 빠른 젊은 직원들이 현장의 열기와 온라인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면서 전문성까지 더하는 게 핵심 노하우”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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