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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세제개편] 40억 넘는 초고가만 '손보기'...들끓는 민심에 한발 후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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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8-03 18:00:37   폰트크기 변경      

20억 이하 비과세, 40억부터 진짜 증세

진짜 맞는 건 상위 0.3%, 4만~5만호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석 달 만에 완화

종부세는 조이고, 거래세는 풀었다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정부가 고가 주택 보유세를 중과해 집값을 잡겠다던 기조가, 6ㆍ3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바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며 직접 못박았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시행 석 달 만에 완화된다.

재정경제부가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5월 10일부터 적용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율(2주택 20%pㆍ3주택 이상 30%p)이 2027년 5%pㆍ10%p, 2028년 10%pㆍ15%p로 단계적으로 낮아진다. 세 부담 상한도 150%에서 200%로 넓어진다. 세 차례 미뤄지다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어렵게 확정된 양도세 중과가 반년도 안 돼 후퇴한 셈이다.

조만희 재경부 세제실장은 완화 배경을 “보유세가 정상화되는 만큼,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에게 매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해석은 다르다. 6ㆍ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에서 패배한 정부가 민심을 의식해 방향을 튼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종합부동산세도 겉으로는 강화된 것처럼 보이지만, 뜯어보면 실제 과세 구간을 좁혀 민심을 의식한 흔적이 뚜렷하다. ‘정상화’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시가 40억원을 넘는 초고가 주택만 건드리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거나 오히려 감세했다.

우선 기본공제금액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오르면서 시가 20억원 이하 1주택자는 아예 종부세 대상에서 빠지고, 20억원부터 30억원 구간은 오히려 세액이 준다. 서울 상당수 주택 보유자의 심기는 건드리지 않으면서 ‘정상화’라는 명분만 챙긴 셈이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까지 더해지면서, 보유세ㆍ거래세 모두 민심을 의식해 물러선 방향으로 움직였다.

진짜 세 부담이 늘어나는 구간은 시가 40억원부터다. 재정경제부의 시뮬레이션(60세ㆍ10년 거주 1주택 기준)을 보면 시가 30억원까지는 종부세가 오히려 줄고, 35억원부터 늘기 시작한다. 50억원을 넘으면 증가 폭이 확 커진다. 453만9000원이던 세금은 2029년 최종 단계에서 978만5000원까지, 두 배 넘게 뛴다. 70억원 주택은 3배 넘게 오른다. 거주 기간이 짧을수록(50세ㆍ2년 거주 기준) 증가 폭은 더 가파르다. 결과적으로 40억~50억원이 이번 개편의 실질적인 초고가 주택 기준선이 된 셈이다.

정부가 직접 밝힌 수치를 보면, 실제로 세 부담 증가를 체감할 범위는 더 좁아진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통계 기준으로 시가 30억원을 넘는 주택은 전체의 상위 0.8%, 약 12만호에 그친다. 진짜 세 부담이 급증하는 40억~50억원 초과 주택은 상위 0.3%, 4만~5만호 수준이다. 종부세를 실제로 내는 인원은 지난해 고지 기준 48만577명으로, 전체 주택 소유자(1598만명)의 3%에 불과했다. 기본공제 인상까지 감안하면 내년 납부 인원이 한층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양도소득세는 전반적으로 ‘보호 우선’ 기조를 따른다.

10년 이상 거주한 뒤 파는 30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 기본공제가 250만원에서 2500만원으로 10배 늘어난다. 65세 이상 고령자가 수도권 주택을 팔고 비수도권으로 이주하면 양도세를 최대 50%, 5억원까지 감면해준다. 종부세 납부유예 신청 요건도 소득 기준이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완화됐고, 고령자 1주택자는 소득 요건 자체가 면제된다. 다만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보유’ 기준에서 ‘거주’ 기준으로 바뀌면서,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의 공제 폭은 오히려 줄어든다.

정부는 이번 개편이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에는 선을 그었다. 재경부는 “거주용 1주택은 최대한 보호하면서 일정가액 이상 주택은 과세형평을 제고하고, 비거주ㆍ다주택은 보유세를 정상화해 투자 수요를 억제하자는 종합적인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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